북한이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과 장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8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미사일) 개발은 미국의 날로 악랄해지는 핵전쟁 위협에 대처한 자위적 국방력 강화의 일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다만 어느 시점에 ICBM을 발사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외무성 대변인이 거론한 최고 수뇌부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 위원장 생일(1월 8일)인 이날 별다른 경축행사 또는 무력도발 없이 차분하게 보냈으나 오후 늦게 ICBM 발사 위협을 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특히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지난 5일 북핵 관련 발언에 대해 “미국은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며 “우리의 정정당당한 로케트 발사 준비를 도발과 위협으로 매도하며 제재 압박에 대해 떠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와 상대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우리를 똑바로 알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우리는 전대미문의 제재 압박 속에서 누구의 도움 없이 상식을 벗어난 속도로 핵무기 고도화를 진척시켜 수소탄을 개발하고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까지 보유했다”고 주장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그럴 일이 없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한편 우리 군은 한반도 유사시 김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 제거에 미국 특수전부대 요원들도 참가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 양국은 ‘한미연합특수전사령부’를 운용하고 있으며 전시에는 한국 육군의 특수전사령관이 사령관을 맡아 특수작전을 수행하고 주한미군 특수전사령관은 부사령관으로 협력하도록 돼 있다.
군 관계자는 “올 하반기 북한 전쟁지도부 제거 임무를 수행할 ‘특수임무여단’이 편성된다”며 “전시 특수임무여단 작전 수행 시 미군 특수부대 요원들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임무여단 규모는 1000∼2000명선이다. 30∼40명 단위로 특수항공기나 잠수함, 스텔스침투정 등을 이용해 북한에 동시 침투한 뒤 김 위원장 등 전쟁지도부 제거 및 핵심 군사시설 파괴 임무를 수행한다. 적 지휘부 제거를 위한 연합특수전훈련도 강화된다.
김현길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北 “ICBM, 임의의 시각·장소에서 발사” 위협
입력 2017-01-08 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