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美에 가전공장 짓는다

입력 2017-01-08 21: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호무역 강화 의지를 드러내자 국내 가전업계가 미국 본토에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에 생활가전 공장을 짓기 위해 여러 후보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생활가전 생산 공장은 멕시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에 두고 있다. TV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을 생산해 관세 없이 북미로 수출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LG전자도 테네시주를 생활가전 생산 공장 용지로 최종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CES 2017’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생활가전 생산 공장은) 올 상반기 중 어떻게 하겠다는 게 정리될 것 같다. 80% 정도는 정리됐다”고 말했다. 다만 세탁기뿐 아니라 냉장고, TV 등 생산 품목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LG전자는 멕시코 레이노사에서 TV를, 몬테레이에서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다. 북미에서 판매되는 TV 생산량 대부분을 이곳에서 만들고 냉장고 역시 북미 판매량 3분의 1가량을 멕시코 공장에서 만든다. 조 부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압박 시사 등을 언급하며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에 공장을 지으려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관세 폭탄 위협을 하는 등 외국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제조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고, 반대의 경우 차별적 대우를 하겠다는 것이다. 당장 트럼프 방침에 불똥이 떨어진 또 다른 분야는 자동차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9월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이 지역 인근에는 GM과 포드, 닛산, 혼다,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김유나 기자, 라스베이거스=심희정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