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 얘기 좀 해요-문화계 팩트체크] 빈 왈츠는 어떻게 신년음악회 브랜드가 됐나

입력 2017-01-10 00:03
빌리 뷔흘러(가운데)가 지휘하는 빈 슈트라우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연주 장면. 빈체로 제공

Q : 매년 1월이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이때 빠지지 않는 곡이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로 대표되는 빈 왈츠다. 신년음악회와 빈 왈츠는 어떻게 불가분의 관계가 됐을까?

A : 신년음악회와 빈 왈츠는 따로 떼어 놓기 어려울 정도다. 매년 1월 1일 오전에 열리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빈필) 신년음악회가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빈필 신년음악회는 요한 슈트라우스를 중심으로 한 빈 왈츠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1959년 공연실황이 서유럽에서 처음 중계되기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에 방영된다.

빈필 신년음악회는 1939년 12월 31일 낮에 열린 송년콘서트에서 시작됐다. 당시 나치의 선전 장관 요제프 괴벨스의 지원으로 열린 이 콘서트는 클레멘스 크라우스 지휘로 요한 슈트라우스의 작품들만 연주했다. 1년 뒤인 1940년 12월 31일에는 요한 슈트라우스와 그 동생인 요제프의 작품들로 레퍼토리를 구성한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공연이 바로 다음 날인 1941년 1월 1일에도 반복되면서 제1회 빈필 신년음악회로 기록됐다.

1987년부터는 해마다 다른 지휘자를 초빙하는 제도로 바뀌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빈필 신년음악회 역사상 최연소인 베네수엘라 출신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봉을 잡았다.

1월 서울에서도 빈필은 아니지만 빈에서 날아온 2개의 오케스트라와 1개의 합창단이 신년음악회를 각각 연다. 19일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에서 각각 열리는 빈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와 비엔나 왈츠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 그리고 21∼22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빈 소년합창단 신년음악회다. 세 단체 모두 빈 왈츠를 내세웠다.

1978년 출범한 빈 슈트라우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SFOV)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슈트라우스 왈츠를 전문으로 한다. 8번째 내한인 이번에는 빈 심포니 악장 출신의 빌리 뷔흘러의 지휘로 ‘봄의 소리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을 연주한다. 두 쌍의 발레 댄서도 무대에 올라 19세기 빈의 무도회 풍경을 재현한다.

빈필 신년음악회 스타일을 따르는 비엔나 왈츠 오케스트라는 이번 무대에서 ‘라데츠키 행진곡’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 전통적인 신년 프로그램을 선사한다. 이탈리아 출신의 산드로 쿠트렐로가 지휘봉을 잡으며 소프라노 도희선과 제니아 갈라노바 등이 출연한다.

52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오스트리아 빈 소년합창단의 내한 공연 프로그램에도 빈 왈츠가 여러 곡 포함돼 있다. 빈필 신년음악회 영상에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빈 소년합창단은 이번에 ‘관광열차 폴카’ ‘황제의 왈츠’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