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배 이상 오른 품목도 수두룩하다. 가공식품 물가도 들썩이고 있어 설 명절을 앞둔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 통계를 분석한 결과 무 1개 가격(전국 평균 소비자 판매가)은 지난 6일 기준 3096원으로 지난해(1295원)보다 배 넘게(139.1%) 오른 것으로 8일 나타났다. 평년(2012∼2016년, 1303원)과 비교해도 상승률이 137.7%에 달한다. 다른 농산물도 대부분 가격이 치솟고 있다. 배추 1포기는 4354원으로 지난해(2220원)보다 96.1% 올랐고 양배추 1포기는 5578원으로 1년 사이 3171원(131.8%) 올랐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지난해 5359원이던 계란 1판(30개) 가격은 8960원까지 치솟았다. 홈플러스는 지난 7일부터 계란 1판 가격을 9.6% 추가 인상했다. 한 달 새 31.4% 올랐다. 이마트 역시 전날 8.6% 가격을 추가 인상해 AI 발생 이후 네 차례 가격을 올렸고 롯데마트 역시 네 차례 가격을 조정했다. AI 사태가 장기화되며 산지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어 ‘1만원대 계란’도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콩나물 역시 국산 콩 수급이 어려워지며 가격이 10∼20%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산물과 축산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품목은 농산물에 비해 상승률이 크진 않지만 단가 자체가 높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상승폭이 크다. 한우 등심(1등급 100g) 가격은 7821원으로 평년 가격(6362원)보다 22.9% 올랐다. 갈치 1마리는 전년(6140원) 대비 58.9% 오른 9759원, 물오징어 1마리 역시 지난해(2397원)보다 24.1% 오른 2974원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주로 장을 보는 품목들이 크게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도 커졌다. aT 가격 정보 기준으로 배추, 양배추, 무, 당근, 갈치, 계란 등 6개 신선식품을 구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난해에는 장보기 비용이 1만9851원으로 2만원 안에서 구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는 주요 품목 가격이 올라 같은 품목과 양을 사려면 배 가까이 많은 3만7770원을 지불해야 한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에 불과했지만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6.5% 상승했다.
문제는 가공식품 가격도 속속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농심은 대표 서민 품목으로 꼽히는 라면 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이밖에 과자와 빵, 맥주, 탄산음료 등 주요 소비재 품목 가격이 올랐다. 최근에는 대두유 원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업소용 식용유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식품업계는 가정용 식용유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식용유를 많이 사용하는 품목들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 지속적으로 국제 유가와 원당 등 원료 가격 상승으로 물가대란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글=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농축수산물 최고 2배 폭등… 설 앞둔 식탁물가 비상
입력 2017-01-09 0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