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 경보음 요란… 달러당 7위안 곧 닥칠 듯

입력 2017-01-08 19:22 수정 2017-01-08 21:32

중국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가 7위안에 육박하는 등 위안화 약세 흐름이 심리적 저지선마저 위협하고 있다. 위안화 약세는 달러화 강세의 반대말이나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의 출범으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니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는 떨어지는 것이다.

위안화뿐 아니라 세계 대부분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특히 위안화 약세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기업 부채 부실화와 부동산 시장 버블 붕괴 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더욱이 우리의 원화는 최근 위안화와 동조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어 자본유출 모니터링에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인민은행 외환교역센터는 지난 6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은 하루 환율 변동폭을 상하 0.5%로 제한하는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으며, 매일 인민은행이 달러당 환율을 결정해 발표한다. 중국 외환 당국이 잠시 관망하던 지난 4일 달러당 환율이 6.9526위안을 기록하기도 했다. 위안화 약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 흐름이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달러당 7위안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위안화 약세는 달러화 강세의 반대급부일 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의 성장통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자국의 해외 직접투자가 외국인의 중국 투자액보다 많아졌다.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기업 인수·합병(M&A)과 에너지 관련 투자에 적극 나선 탓이다. 해외로의 자본유출이 급증한 상태인데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주식시장으로 돈이 회귀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 등이 맞물리면서 위안화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중국 외환 당국이 보유 외환을 풀며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 인민은행은 12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11월 대비 411억 달러 줄어든 3조105억 달러라고 발표했다. 3조 달러 저지선을 간신히 지켜냈으나, 10월과 11월에도 월평균 574억 달러씩 외환보유액이 줄었다. 석 달 연속 순감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이에 대해 “중국 정부의 자본통제 강화가 우선될 전망이지만 가파른 위안화 약세 또는 외환보유액 3조 달러 하회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재연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 방어에 나선 지난해 1월 외국인 자금이 일시에 이탈하며 주가가 7% 이상 폭락했던 악몽이 있다.

위안화 약세와 원화 동반 약세에 따른 한국 수출의 영향은 중립적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 국제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자본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세계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며 나라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다보니 국내 증시에서 외국 자본 유입은 늘고 있다”며 “다만 채권 위주 자본 유출 흐름은 적극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