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오바마의 종이학 화해 외교

입력 2017-01-08 18:53 수정 2017-01-08 21:21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2세 사사키 유지가 6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의 애리조나기념관을 방문해 기증한 종이학이다. 오른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든 것이고, 왼쪽은 아베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접은 것이다. 산케이신문 캡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종이학을 주고받으며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

산케이신문은 아베가 6일(현지시간)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2세 사사키 유지를 통해 미 하와이주 진주만 애리조나기념관에 종이학 3000마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종이학은 아베 부부와 태평양전쟁에 참전한 특공대원, 학생 등이 함께 접었다.

종이학은 치유와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오바마는 지난해 5월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에서 원폭 피해자인 사사키 사다코가 병이 낫길 바라며 1000마리가 넘는 종이학을 접다가 숨졌다는 사연을 듣고 직접 접은 종이학 4마리를 선물했다. 오바마는 이날도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대사를 통해 직접 만든 종이학 2마리를 나가사키시에 보내 피해자를 위로했다.

아베의 ‘종이학 외교’를 외교적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는 지난 12월 진주만을 방문해서도 사죄나 반성이 담긴 연설을 하지 않았다. 가미카제 조종사 위령비를 찾아 묵념도 했다. 아베와 동행한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은 귀국한 지 하루 만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