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군 부사관 출신 첫 대학교수 정윤경씨 “부사관 경험 전하고 꿈도 심어줄 거예요”

입력 2017-01-08 20:21 수정 2017-01-08 21:33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고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이라는 말을 어느 책에서 봤어요. 학생들이 부사관 출신으로 교수가 된 저를 보면서 꿈을 꾸고 그 꿈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정윤경(34·여·사진) 오산대 해군기술부사관학과 교수는 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수로 새 출발하는 소감과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과 해맑은 미소를 잃지 않은 정 교수는 대한민국 부사관 출신 첫 대학교수다.

오산대는 올해 해군기술부사관학과를 신설하고 학생 105명을 선발해 운영한다. 김영희(65·여) 재단이사장은 “학생들이 훌륭한 부사관이 되려면 실무에 밝아야 한다. 아울러 열심히 공부하면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꿈도 가지게 해야 한다”며 정 교수를 전격 임용했다.

정 교수는 2007년 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9월 해군부사관으로 임관했다. 이후 통신 분야 업무를 맡아 광개토대왕함에 승선, 바다를 지켰고 해군지휘통신참모실, 해군본부 등에서도 근무하며 부사관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정 교수는 여군의 길을 걸었던 것에 대해 “다양한 경험과 체험, 그리고 도전을 중요시하는 부모님 덕분에 낯선 길이지만 망설임 없이 군인의 길을 선택했었다”고 밝혔다.

군 생활에 대해서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것을 동료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공유할 때 가슴이 뛰었다. 특히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서 밀려오는 긴장감과 임무를 마쳤을 때 오는 성취감, 그리고 그 경험의 나눔은 교감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기반이 됐다”고 털어놨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청춘을 여군으로 보낸 그는 2015년 5월 8년여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했다. 그는 “부사관으로서 열정과 최선을 다해 근무했기에 군 생활이 만족스러웠지만 ‘보이는 길보다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길을 선택해 보자’는 생각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군대윤리와 부사관 실무 과목을 강의하는 정 교수는 3월 개강을 앞두고 학과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정 교수는 “해군부사관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여군 부사관으로 근무하며 쌓았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눌 수 있어 기쁘고 설레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제가 가봤던 길을 제 경험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가고자 하는 길에, 그들의 꿈에 잘 녹이겠다”고 말했다.

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