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기념공원’이라는 논란에 휩싸인 서울 중구의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사업’ 올해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중구는 8일 동화동 주차장과 인근 건물을 매입해 지하에 대형 주차장을 만들고 지상에 박 전 대통령의 신당동 가옥과 연계한 녹지공원을 만드는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및 주차장 건립공사’에 편성한 올해 예산 60억여원을 중구의회가 지난 연말 전액 삭감했다고 8일 밝혔다.
중구는 지역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공사를 추진하고 있으나 구의회는 사실상 박정희 기념공원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고 제동을 건 것이다.
역사문화공원과 연계되는 신당동 가옥은 박 전 대통령이 5·16 군사정변을 계획하고 지휘한 장소로 일제강점기 건축물이다. 중구는 수년 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하려다 반대 여론이 거세고 서울시도 예산 지원을 거부하자 지난해부터 구 자체 예산으로 시작해 설계공모까지 마쳤다. 총예산 310억여원을 투입해 2018년 완공한다는 목표다.
구는 예산 삭감에도 불구하고 “역사문화공원과 지하주차장 사업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주차장이 중심이 되는 사업”이라며 이월예산을 활용해 연내 공사에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추경 예산 편성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완공 시기는 당초 계획한 2018년 하반기보다는 다소 늦어진 2019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는 역사문화공원 지하 1층에 들어갈 예정인 전시공간은 주민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변경할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495㎡ 규모로 조성되는 지하 1층 전시관은 박 전 대통령의 유품, 역사자료, 영상자료 등을 선보이는 상설전시실로 꾸밀 예정이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서울 중구 ‘박정희 전시관’ 예산 전액 삭감
입력 2017-01-08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