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 임명 대사들 모두 떠나라”

입력 2017-01-06 21:35 수정 2017-01-07 00: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위원회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으로(politically)’ 임명한 해외주재 미국대사들에게 오는 20일 취임일까지 모두 주재국에서 떠나라고 지시했다. 정치적으로 임명된 대사는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지명된 이들을 가리킨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정권인수위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지명된 대사들에게 잠깐의 유예기간도 주지 않은 채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통보했다. 보통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함께 사직하는 게 관례지만 예외 없이 모두에게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대사의 향후 계획이나 자녀 교육문제, 비자문제 등을 감안해 수개월 동안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NYT는 차기 대사 지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려진 이번 조치로 독일 캐나다 영국 등 주요국에서 대사 공백 상태가 야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 국내외 정책성과를 해체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정권인수위 관계자는 NYT에 “이번 조치에는 어떤 악의도 없다”며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이 예정대로 정부에서 나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대선 직후 국무부는 정치적으로 임명된 대사 전원에게 신임 대통령 취임일부로 효력이 발생하는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통지했다. 또 임기 연장을 원할 경우 공식 요청서를 내라고 안내했다. 트럼프 취임식에 맞춰 자리를 내려놓을 것으로 알려진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고별 기자회견을 돌연 연기한 것도 이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