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신당과 새누리당이 6일 서로를 향해 ‘위장탈당 쇼’ ‘떴다방(투기꾼) 정당’ 같은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한 설전(舌戰)을 벌였다. ‘정통 보수정당’의 지위를 점하기 위해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보수신당은 새누리당의 인적 쇄신에 진정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했고, 새누리당은 보수신당의 정강·정책 등을 비판하며 “정체성이 의심스럽다”고 공격했다.
보수신당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적 쇄신을 “무소불위의 원칙 없는 인적청산”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백지위임장 제출 등에 대해서도 “국민을 두 번 세 번 속이고 있다”고 일축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 위임장 제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당 김영우 의원도 ‘인 위원장이 탈당계를 제출하면 곧 돌려주겠다고 했다’는 서청원 의원의 폭로를 언급하며 “사실이라면 국회와 국민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신당은 인 위원장이 친박(친박근혜) 주류 세력들과 사전에 ‘탈당 후 복당’을 약속하고 겉으로만 인적 쇄신을 하는 척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반면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보수신당이 전날 발표한 정강·정책 초안을 비판했다. 그는 “공정한 시장경제, 창의적 국가, 낡은 정치 청산 등은 새누리당 정강·정책과 다를 바 없다”면서 “그럴 거면 왜 굳이 신당을 창당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신당이) 대선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정치 세력과의 거래로 사라질 ‘떴다방’ 정당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보수신당 핵심세력들이 권력 지분을 챙기기 위해 분당(分黨)을 감행했다는 주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보수신당이 정강·정책 초안에서 김대중정부의 ‘6·15 남북공동선언’과 노무현정부의 ‘10·4 선언’을 존중한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정체성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행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두 선언에 대해 ‘대북(對北) 퍼주기의 결과’라고 폄하해 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신당 “與 위장탈당 쇼” 새누리 “떴다방 정당 의심”… 물고 뜯는 ‘어제의 동지’
입력 2017-01-07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