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 구금돼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사진)씨가 ‘아이와 함께 있게 해주면 귀국하겠다’는 조건부 자진귀국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정씨가 당초 아들과 함께 있게 해주면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마저도 철회한 것으로 안다”며 “한국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바뀐 것”이라고 전했다. 정씨는 전날 현지 경찰에 체포된 지 5일 만에 아들과 첫 면회를 했으며, 아들과의 대면이 입장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재 머무는 덴마크 구치소 생활이 한국의 구치소보다 여건이 좋다는 점도 감안됐을 거란 해석도 나온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씨의 ‘조건부 귀국 의사’에 대해 “범죄자와 협상은 없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정씨에 대한 한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구서가 덴마크 당국에 전달되면서 정씨의 강제송환 절차는 시작된 상태다. 그러나 정씨가 자진 귀국하지 않으면 그의 송환에는 최소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현지 검찰이 정씨의 송환을 결정하더라도 정씨가 이에 불복하고 법원에 이의제기 절차 등을 밟으면서 시간 지연책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특검은 정씨의 유럽체류 자금을 최씨 측근 안모(39·여)씨가 지원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안씨가 최씨 가족을 도와 온 독일 교민 데이비드 윤씨 측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정씨 일행의 생활비를 송금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 위법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땡전 한 푼 없다”는 본인 주장과 달리 덴마크의 유력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호화 도피 행각을 보여 그 자금원에 대한 궁금증을 낳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수억원에 달하는 스웨덴 명마 ‘블라디미르’를 구입했고, 정씨가 머무르는 집의 월 임대료는 280만원에 달한다. “돈이 없어 선임했다”던 국선 변호사는 덴마크 최대 로펌 TVC의 슈나이더 변호사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뿐만 아니라 말 관리사와 아들을 위한 보육도우미 등 여러 일행을 대동하고 수십 마리의 개·고양이를 사들이기도 했다.
특검이 지원 세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안씨는 최씨의 재산을 관리한 핵심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안씨가 오랫동안 최씨 소유의 강남구 미승빌딩을 관리하는 등 실질적인 재산관리인 역할을 해왔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안씨는 최씨의 각종 업무를 돕는 비서 역할도 함께 수행했다고 한다.
정현수 기자
정유라 “한국에 안 가겠다”… 조건부 귀국 철회
입력 2017-01-06 20:10 수정 2017-01-06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