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입시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 남궁곤(55)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영장이 발부되면 남궁 전 처장은 류철균(51·구속) 이대 교수에 이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2호 구속 피의자가 된다.
특검팀은 또 “최씨를 두 번 만났다”는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의 국회 증언이 위증이었다고 보고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최 전 총장을 고발 요청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이 지난해 최씨와 수십 차례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업무방해 등 혐의로 조사를 받은 남궁 전 처장에 대해 6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궁 전 처장은 2015학년도 체육 특기자 면접 평가위원 교수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며 노골적인 지시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씨는 실제 면접관들에게 금메달을 보여줬고, 이대에 합격했다. 지난해 11월 교육부 특별감사에 따르면 당시 면접 평가위원들은 서류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의 면접 점수를 깎는 식으로 정씨의 입시 부정에 관여했다.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이 정씨 관련 특혜를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도 학사비리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다. 남궁 전 처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청문회에서 “김 전 학장이 (2014년 10월) 승마 얘기를 하면서 ‘정윤회씨 딸이 지원한 것 같다’고 넌지시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전 학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정유라라는 이름조차 생소하다”고 부인하고 있다. 특검팀은 조만간 김 전 학장과 최 전 총장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최씨와 별다른 친분이 없다는 최 전 총장의 증언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 전 총장이 최씨와 수십 차례 통화한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상당한 친분이 있는 사이로 보인다는 판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 전 총장에 대해 고발 요청을 하면서 “입시비리와 관련해 확실하게 파악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6일 차은택(48·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특검 수사 개시 후 첫 공개 소환했다. 특검 관계자는 “차씨 관련 제보를 받은 게 있다”며 “새로운 혐의에 대한 조사를 위해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 차씨는 최씨가 실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의 광고를 몰아주도록 KT에 강요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남궁곤 前 이화여대 입학처장 사전영장
입력 2017-01-07 00:10 수정 2017-01-07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