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통의 강호 울산 모비스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주전들의 잇단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양동근(36)이 새로 가세하고 기대주들이 복귀를 앞두며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모비스는 양동근이 7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 삼성전에서 복귀한다고 6일 밝혔다. 양동근은 지난해 10월 개막전에서 왼 손목 골절상을 입은 뒤 줄곧 재활에 매달렸다.
양동근은 모비스의 ‘심장’이다. 그만큼 핵심 전력이다. 타고난 체력을 바탕으로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매 경기 거의 풀타임을 소화했다. 동료들의 슛이 들어가지 않으면 정확한 중거리포로 득점에 가세했다. 특히 포인트가드로서 ‘만수(萬手)’ 유재학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을 현장에서 구현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 수상에 빛난다. 동료들의 정신적인 지주이기도 하다.
그런 양동근이 시즌 초 쓰러졌고, 설상가상으로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이종현(23)마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주변에선 “올 시즌 모비스의 농사는 끝났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러나 6일 현재 26경기에서 12승14패로 10개 팀 중 공동 5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유 감독은 양동근이 복귀할 때까지 중간 정도의 성적 유지를 목표로 했다. 양동근이 돌아오면 언제든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이제 양동근이 코트에 나섬에 따라 모비스는 날개를 달게 됐다. 양동근도 각오가 대단하다. 양동근은 “이렇게 오랫동안 쉰 적은 처음이다. 같이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면서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모비스는 또 다른 호재도 가지고 있다. 지난 4일 전주 KCC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슈터 김효범(34)을 영입했다. 2005년 모비스에서 데뷔한 김효범은 서울 SK와 KCC를 거쳐 7년 만에 친정에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양동근 복귀전에 코트에 나선다. 양동근과 김효범은 모비스에서 두 차례(2006-2007·2009-2010시즌) 챔피언을 경험했다. 김효범은 “모비스에 대한 죄송함과 설렘 등 만감이 교차한다”며 “좋은 추억을 가진 곳이다. 빨리 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또 상무 소속인 이대성(27)이 이달 26일 전역 예정이다. 오른 발등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종현도 이달 말 올스타 휴식기 전후 복귀가 예상된다.
동료들도 크게 반기고 있다. 함지훈은 “양동근 형에다가 김효범, 이대성, 이종현까지 돌아오면 팀으로서 정말 든든할 것 같다”며 “상대 입장에선 숨 막히는 라인업이 될 것”이라고 반색했다. 강을준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제 모비스가 대권을 노릴 수 있게 됐다”며 “시즌 막판 우승을 향해 모비스와 삼성, 고양 오리온, 안양 KGC가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농구] 완전체 앞둔 모비스, ‘코트 대권’ 시동
입력 2017-01-06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