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에 추가로 제출한 증거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휴대폰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파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이 최순실씨 등의 첫 공판에서 제출한 문건에는 안 전 수석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대응방안’이 있었다. 안 전 수석 자택에서 압수된 이 문건에는 “휴대전화 액정 우측 상단 3분의 1 부분을 집중타격해 부숴야 한다” “전자레인지에 (휴대전화를) 돌려 물리적으로 복원 불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 등 구체적인 증거인멸 방법이 적시돼 있었다. 연락처를 삭제하는 게 바람직하다든지, 극비를 요하는 행선지로 이동할 때는 아예 휴대전화 전원을 끄라는 내용도 있었다. 검찰은 이 문건을 법정에서 제시하며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사실이 명확하게 확인되는 자료”라고 주장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의 아내 휴대폰에서는 “(정현식) 총장님께 안(종범) 수석이 꼭 드려야 할 말씀이 있다고 해서 메모를 전한다”며 ‘안전한 번호’를 남긴 사실도 검찰은 공개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대포폰으로 정씨와 접촉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휴대폰 전자레인지에 돌려 파괴하라” …靑 조직적 증거인멸 문건 확인
입력 2017-01-05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