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세 맞나요?… 자전거로 22.5㎞ 1시간 달려

입력 2017-01-05 21:12
105세 프랑스 경륜선수 로베르 마르샹(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생캉탱앙이블린의 국립경륜장에서 105세 이상 연령대 신기록을 세운 뒤 축하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무엇을 하기에 완벽한 조건이 갖춰지기만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한 프랑스 노인이 경종을 울렸다. 영국 BBC방송은 105세 경륜선수 로베르 마르샹이 4일(현지시간) 파리 인근 생캉탱앙이블린의 국립경륜장에서 1시간에 22.547㎞(92바퀴)를 돌아 105세 이상 연령대 세계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마르샹은 2014년 같은 장소에서 1시간 동안 26.927㎞를 달려 2012년 자신이 세운 100세 이상 연령대 세계기록을 깬 바 있다.

마르샹은 경륜선수로는 ‘약점투성이’다. 신기록을 달성하고 현지 BFMTV에 “류머티즘 질환 때문에 팔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소방관과 트럭운전사, 벌목꾼으로 일하며 생계를 책임져야 해서 경륜에 도전한 나이도 68세로 아주 늦다. 어린 시절엔 코치로부터 체구가 작고 재능이 부족해 경륜을 포기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말도 들었다.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마르샹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라이벌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엔 경기종료 10분 전을 알려주는 신호를 보지 못했다”며 “봤다면 더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마르샹은 분명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륜선수는 아니다. 영국 경륜선수 브래들리 위긴스가 2015년 세운 전 연령대 남성경륜 세계기록 54.526㎞의 절반도 달리지 못했다. 그러나 관중은 마르샹의 완주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마르샹은 “우승을 위해 나온 것이 아니다”며 “105세도 아직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마르샹은 훈련을 하루 1시간 이상 꾸준히 한다. 채식 위주로 식사하고 커피도 절제하면서 밤 9시에 취침해 오전 6시에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좌파 매체인 뤼마니테를 읽으며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