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다 된 것처럼 행동”

입력 2017-01-05 17:55 수정 2017-01-05 21:15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가칭)은 5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권력 적폐 청산 방안을 밝힌 데 대해 “노골적인 대선 행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 개헌 저지 보고서 파문을 희석시키려는 국면 전환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새누리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국정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아는 사람이 시류에 편승해 충동적으로 내놓은 것 같다”고 혹평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일과를 24시간 공개하겠다는 건 순진한 발상”이라며 “이미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도 “개헌 저지 문건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새롭지도 않은 사안을 공약처럼 급조해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 병’에 빠져 샴페인부터 터뜨렸다”며 “설익고 낯익은 사안을 공약이라고 내놓는다 해도 검증에 뒷전이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깎아내렸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원유철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지목해 “대공 업무는 국가 안위와 국민 안전에 직결된 문제이고 외국 정보기관과의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칼로 무 자르듯 역할을 구분하면 오히려 역효과와 부작용만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당장 눈앞에 닥친 일부터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에 당선되면 하겠다는 공약을 말하기보다 지금 무엇을 하겠다고 밝히고 거기에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혁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킨 다음 대선 행보를 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다.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장해 온 그는 “문 전 대표와 저의 양자대결이라면 자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보수신당은 권력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시대상황에 맞게 바꿀 필요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개별 과제들에 대해선 따로 평가하지 않았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