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농구 꼴찌팀들 정유년 기지개

입력 2017-01-05 18:21 수정 2017-01-05 20:54

새해들어 남자 프로농구에서 하위권 팀들의 선전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전주 KCC와 서울 SK, 부산 kt가 지난해 부진을 씻고 막판 플레이오프행 열차를 타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5일 현재 프로농구 순위를 살펴보면 KCC와 SK, kt는 10개 구단 중 나란히 8∼10위에 머물러 있다. 이 세 팀은 시즌 초에 주축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감독의 작전 미스가 더해지며 끝모를 추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최근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팀은 KCC다. KCC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팀이었지만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꼴찌를 헤매는 등 올 시즌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최고 용병 안드레 에밋과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 만능 테크니션 전태풍이 한꺼번에 부상으로 빠졌다. 특히 지난 시즌 에밋 위주의 경기를 펼친 추 감독이 다른 대안 없이 올 시즌을 맞은 게 컸다. 하지만 ‘젊은 피’인 송교창과 김지후의 경기력이 살아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유일의 고졸 2년차 선수인 송교창은 올 시즌 23경기에서 평균 11.8점 5.4리바운드로 맹활약하고 있다. 송교창은 역대 최연소로 올스타에 선정됐다. 대졸 3년차 김지후는 25경기에서 평균 11.24점을 기록 중이다. 결정적인 순간 터지는 3점슛이 일품이다. 덕분에 KCC는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SK도 주전들의 부상으로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 신인 ‘빅3’ 중 한 명인 최준용까지 무릎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모두 바꾼데 이어 최준용까지 부상에서 복귀하며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31일 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오후 10시 경기에서 SK는 강호 고양 오리온을 77대 74로 격파했다. 이 경기에서 최준용은 13점 8리바운드 2블록이라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kt도 막판 반란을 꿈꾸고 있다. kt는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모두 부상으로 교체됐고 주포 조성민마저 왼쪽 무릎인대 파열로 쓰러졌다. 지난해 12월에는 10연패에 빠지는 등 빠져나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새해들어 조동현 감독이 강조하는 조직력이 살아나고 있다. 새해 벽두인 1일 열린 원주 동부전에선 역대 두 번째 무실책 경기를 펼치며 82대 75로 승리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