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이냐 위성호냐… 막 오른 신한금융 회장 선출

입력 2017-01-05 18:13 수정 2017-01-05 21:24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신한금융지주가 한동우 회장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2년 만의 ‘리턴 매치’가 될 전망이다. 최종 후보는 설 연휴 전에 결정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회의를 열고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한 회장 후임 후보군을 전·현직 자회사 대표이사로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5명이 자동으로 후보에 올랐다. 전직 계열사 사장까지 포함하면 전체 후보군은 8∼9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차기 회장 후보 결정에는 한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회장은 ‘신한 사태’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 이후 계파색이 옅은 리더로 등장해 2011년부터 신한금융그룹을 이끌어 왔다.

유력한 후보는 조 행장과 위 사장이다. 조 행장은 신한은행장을 맡아 글로벌, 디지털 분야를 선도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조 행장 취임 전 70개였던 글로벌 네트워크는 20개국 150개로 성장했다. 자율출퇴근제와 재택근무 등 스마트근무제를 정착시킨 점도 가점 요인이다. 영업, 인사, 기획 등 은행 업무 전반을 경험했다는 강점도 있다.

위 사장은 2013년부터 신한카드 사장을 맡아 업계 1위를 수성해 왔다는 강점이 있다. 빅데이터 경영과 간편결제 시스템 도입 등 모바일 신사업 추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성과가 있다.

두 사람은 2015년에도 신한은행장 자리를 놓고 한 차례 경쟁했다. 당시에는 조 행장이 승리를 거뒀다. 상대적으로 내부 파벌로부터 자유로운 중립 성향이며, 풍부한 은행 경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위 사장은 ‘신한 사태’ 당사자인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계열로 분류된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따라서 이번 인선에서도 신한 사태 여파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제3의 인물로는 권점주 전 신한생명 부회장, 이성락 전 신한생명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이 거론된다. 다만 권 전 부회장은 2013년 이후 현직에서 떠나있었고 이 전 사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실패했다는 약점이 있다.

한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끝난다. 윤 회장 겸 행장의 연임 여부와 함께 금융지주 회장직과 은행장 분리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분리 시 차기 은행장 후보로는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윤웅원 KB카드 대표 등이 거론된다.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2018년까지라서 연임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