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전추 “朴, 세월호 당일 관저 있었다”

입력 2017-01-05 17:38 수정 2017-01-05 21:29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일 오전부터 머리 손질을 시작한 오후 3시20분쯤까지 계속 TV가 없는 관저 집무실에 머물렀다고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5일 법정에서 밝혔다. 오전 중 박 대통령의 관저 집무실로 들어간 건 순서대로 의료용 가글, 보고서, 그리고 안봉근 전 비서관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헬스트레이너 출신인 윤 행정관은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윤 행정관은 당일 오전 8시30분쯤 박 대통령의 호출을 받고 청와대 본관이 아닌 관저 집무실 옆 비서실로 이동했다. 그는 오전 9시쯤 박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로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했고, 이후 오전 10시 서류를 전달하며 박 대통령을 다시 한 번 대면했다.

전달된 서류는 윤 전 행정관에게 다른 관저 직원이 “급하다”고 설명하며 건네줬다.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에게 “서류가 올라왔다”고 인터폰을 했고, 박 대통령은 직접 집무실 문을 열고 나와 서류를 받았다고 한다. 윤 행정관은 “(오전) 9시에 (대통령이 관저 집무실에) 들어갈 때에는 분위기가 안정적이었다가, 서류가 올라가는 그 시점부터 조금 바쁘게 돌아갔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바빠졌다고 생각한 이유는 서류 전달 뒤 안 전 비서관이 집무실에 달려왔기 때문이라고 윤 전 행정관은 밝혔다. 안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점심식사를 할 12시가 되기 전 집무실을 떠났다. 박 대통령의 점심식사는 평소보다 짧은 15분쯤이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위치했던 집무실에는 TV가 없다고 윤 행정관은 증언했다. 윤 행정관은 이날 서류 전달에 앞서 의료용 가글을 집무실 밖 공간에 “놓아 드렸다”고도 했다. 직접 건네지 못하고 간접 전달한 셈이다. 이후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화장을 담당할 이들을 관저로 데려올 때까지 같은 곳에 머물렀다. 청와대는 앞서 이들이 오후 3시20분쯤부터 1시간가량 청와대에 있었다고 밝혔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개변론에 출석하지 않고 대리인을 통해 “촛불은 민의(民意)가 아니다”며 민심을 부정했다. 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안 전 비서관과 이재만 전 비서관은 잠적했다. 이영선 행정관은 불출석사유서를 냈다.

정현수 이경원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