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시장에 뛰어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기 다른 전략을 택했다.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 비브랩스를 인수한 삼성전자는 직접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해 IoT 사업을 확장한다. 반면 LG전자는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인 ‘알렉사’와 연동한 스마트냉장고를 선보였다.
CES 개막 하루 전인 4일(현지시간) 열린 삼성전자의 프레스 콘퍼런스에는 약 1500명의 관람객이 모였다. 최근 비브랩스, 하만, 조이언트 등을 잇달아 인수한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과 사람이 연결되는 IoT 전략을 콘퍼런스의 주제로 내세웠다. 이날 삼성전자는 1억5000만 달러(약 1787억원) 규모의 ‘삼성 넥스트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펀드는 IoT,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 유망 기술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IoT 관련 업계의 생태계를 만드는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어 S3 등 웨어러블 기기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도 공개됐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기는 ‘스포티파이’, 자동차의 연료 상태를 확인하는 ‘BMW 커넥티드’ 등 앱이 추가됐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와도 협력해 운동, 영양, 수면 등 피트니스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앱도 출시된다.
같은 날 열린 LG전자의 콘퍼런스장에도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특히 아마존 알렉사를 LG 스마트냉장고에 연동한다는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사용자가 냉장고에 음성 명령을 내리면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음악 재생, 뉴스 검색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안승권 사장은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IoT 표준화 연합체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 이사회에 합류하는 등 기술 표준과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가정용 허브 로봇, 공항 안내 로봇, 공항 청소 로봇, 잔디깎이 로봇 등 로봇 4종도 공개했다. 공항 청소 로봇과 안내 로봇은 올해 안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현장 테스트를 시작한다. 전면 디스플레이에 표정이 담긴 가정용 허브 로봇에는 알렉사가 탑재됐다.
한편 삼성과 LG는 국내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각자의 TV 기술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QLED TV를 공개하면서 OLED TV와 비교 시연한 데 대해 “QLED TV는 퀀텀 소재가 자체적으로 빛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LCD 기술”이라며 자발광하는 OLED와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은 “꼭 자발광 기술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술로 시야각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며 “화질은 (경쟁이) 거의 끝났다. QLED는 5년, 10년을 써도 색감 변화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라스베이거스=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CES] 삼성 “생태계 자체 구축” LG “글로벌 동맹”… IoT 전면전
입력 2017-01-06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