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이화여대의 불법적 특혜를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부정과 탈법의 끝이 도대체 어디인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잊을 만하면 새로운 학사 비리가 터져나와 국민들의 속을 뒤집어놓는다. 이번엔 학교 측의 조직적인 부정 학점 제공 사실까지 새로 밝혀졌다.
5일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씨 모녀는 2016년 초 이대를 찾아 하루 동안 총장, 학장, 학과장, 교수 및 시간강사 등을 모두 만났다. 이 과정에서 최씨 모녀는 학점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방법 등을 지도받았다고 한다. 총장과 인사를 나눈 다음 학장을 만났고, 학장으로부터 학과장과 교수를 소개받았다. 이어 학과장에게 시간강사를 또 소개받아 구체적인 상담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학교가 조직적으로 정씨에게 불법을 알선한 셈이다. 짜인 시나리오에 따라 학교 측이 움직인 것 같은 느낌이다. 조교에게 정씨 대신 답안지를 쓰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류철균 교수도 “김경숙 학장의 부탁으로 성적을 조작했다”고 밝히는 등 부정의 연결고리가 먹이사슬처럼 이어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수들의 뻔뻔한 거짓말이다. 이들은 작년 12월 국회의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에서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위증을 했다. “특혜를 주라고 한 적 없다”거나 “잘 모른다”는 말로 일관했다. 교육부 감사에서 확인된 내용까지 부인하거나 심지어 청문회장에서 당사자들이 마주보고 서로 엇갈린 말을 하기도 했다. 어느 한쪽은 명백히 거짓말을 한 것이다. 교육자로서의 양심은커녕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내팽개쳤다. 이대를 ‘순실여대’로 비꼬는 말이 나돌아도 할 말이 없을 수밖에 없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관련 인사들을 철저히 수사해 엄단해야 한다. 이미 소환한 남궁곤 전 입학처장처럼 하루속히 불러 입학 및 학점 비리를 낱낱이 밝혀야겠다. 이들은 사학 명문 이대의 명예에 먹칠을 했을 뿐 아니라 수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대한민국 대학교육의 체계를 뿌리째 뒤흔들었다 할 정도로 혐의가 엄중하다. 일체의 관용 없이 처벌해야 한다.
[사설] 먹이사슬 같은 梨大 교수들의 정유라 학점 특혜
입력 2017-01-05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