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의원 賞은 안 받겠다” 춘천 초중고 잇단 수상 거부

입력 2017-01-04 18:00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발언한 김진태(사진)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도 춘천 일선 학교에서 김 의원 이름으로 수여되는 ‘국회의원상’ 거부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4일 춘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역 초·중·고교 77곳 가운데 27개 학교가 김진태 국회의원상 신청을 하지 않았다. 지역구 국회의원상은 졸업식 때 수여하는 대표적인 대외상으로 지난해에는 관내 모든 학교가 신청했다.

국회의원상 신청을 한 A학교 관계자는 “상을 신청하라는 교육청 공문이 접수돼 일단 신청했지만 상을 받은 학생들이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와서 곤란한 상황”이라면서 “졸업식을 앞두고 명단을 공개한 뒤 학생들과 학부모가 명예롭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상을 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상 신청을 하지 않은 B학교는 “아이들에게 미치는 교육적인 영향을 검토한 결과 국회의원상을 신청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졸업식을 앞두고 국회의원상 수상 거부 움직임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상을 받게 되는 학생과 학부모가 김진태 의원 이름으로 상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C학교 관계자는 “상을 받게 되는 학생과 학부모가 국회의원상을 받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데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되면 수상 거부 등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상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은 촛불정국과 관련된 김 의원의 발언 때문이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향해 “촛불은 촛불일 뿐 결국 바람이 불면 꺼지게 돼 있다”며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