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 끄고 이웃도 돕는 민생 지킴이

입력 2017-01-04 21:17
부산 소방관들이 지난해 9월 12일 화재 피해가 우려되는 문현동 기초수급자 김모씨 집을 수리한 후 ‘119안전하우스’ 입주식을 갖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제공

부산 지역 119소방관들이 ‘불도 끄고 어려운 이웃도 돕는’ 1인2역의 민생 돌봄이로 맹활약하고 있다.

부산소방안전본부(본부장 김성곤)는 지난해 화재로 생계위기에 처한 저소득 시민들에게 신속한 피해 복구와 실질적인 재활을 위해 ‘119안전기금’ 1억5000만원을 지원했다고 4일 밝혔다. 119안전기금은 2012년부터 119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 지역 기업체 등에서 자발적 모금을 통해 조성하는 기금으로, 재활이 불가능한 화재 피해 주민의 주거복구 및 환경개선과 생활안정자금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소방본부 및 11개 소방서 소방관 2800여명과 롯데백화점, 태광㈜ 등 지역 기업들이 지난해 1억6000여만원의 기금을 조성했고, 2012년 이후 총 9억5000여만원이 적립돼 7억500여만원을 지원했다. 소방관들은 월 2000∼1만원의 기금을 자율적으로 낸다.

지난해 2월에는 원인 모를 화재로 가재도구 등이 모두 타버려 보금자리를 잃은 부산 금곡동 이모(72·여)씨에게 2300여만원의 주거복구 및 생활안전자금을 지원, ‘119행복하우스’를 선물했다. 119행복하우스는 화재로 피해를 입은 주민의 거주지를 화재 이전 상태로 복구해 주는 사업이다.

또 9월에는 화재 피해가 우려되는 부산 문현동 홀몸어르신 김모(70·여)씨의 집을 수리해 ‘119안전하우스’ 입주식을 가졌다. 119안전하우스는 화재에 취약한 주거환경에 거주하는 사회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안전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밖에 소방서와 멀리 떨어진 화재취약 지역인 기장군 일광면 광산마을 등 5개 마을을 ‘화재 없는 마을’로 지정하고 278가구에 소화기를 지원했다. 또 저소득 화재 피해 주민에게 생활안정자금과 외상후 스트레스 치료비 등으로 2000여만원을 지원했다.

동래소방서 민광수(41) 소방관은 “평소 화재 현장에 많이 출동하다보니 도움의 손길이 절실함을 피부로 느낄 때가 많았다”며 “화재로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적은 금액이지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