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 이후 여권 내 소장파의 대표 격인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이 17년 만에 다시 뭉쳤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4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개혁보수신당(가칭)에 합류하면서다.
원 지사는 국회에서 “대통령 개인만 바라보는 정치, 계파 이익을 앞세운 패거리 정치에 막혀 박근혜정부의 국정 실패를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보수신당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정말 기쁜 날이며, 새롭게 의지를 다짐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2004년 남경필 경기지사, 원 지사와 함께 추진했던 ‘천막당사’를 언급하며 “천막당사 정신을 되살리고 당원과 국민이 중심 되는 수평적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000년 16대 국회에서 ‘미래연대’, 17대 국회에서 ‘새정치수요모임’을 주도하며 한나라당 소장개혁파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들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천막당사와 ‘박근혜 비대위’ 추진에 앞장섰다. 원 지사의 기자회견장에는 남 지사와 정 의원,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이 함께하며 ‘남·원·정’ 부활을 환영했다.
원 지사는 기자회견 후 곧바로 보수신당 창당준비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회의 직후 “17년이 지나서 ‘응답하라 남·원·정’ 이야기를 또 듣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회의 직후 제주도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원 지사의 탈당으로 17개 광역 시·도지사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은 6명으로 줄었다.
글=이종선 기자, 사진=최종학 기자
원희룡도 새누리 탈당… 다시 만난 ‘남·원·정’
입력 2017-01-04 18:17 수정 2017-01-04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