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책] 스콧 니어링 자서전

입력 2017-01-04 21:29 수정 2017-01-06 10:55
美 와싱톤사귐의교회 김영봉 목사
미국 와싱톤사귐의교회 김영봉(사진·58) 목사의 말과 글에는 청명한 울림이 있다. 김 목사가 쓴 기도안내서 ‘사귐의 기도’와 설교집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등의 저서 10여권은 독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김 목사는 어떤 책을 통해 ‘영혼의 저수지’를 정화해왔을까.

구도자적 삶을 산 인물들의 책이 주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는 “자서전 혹은 평전을 통해 위대한 영혼을 만나는 노력을 해왔던 것 같다. ‘간디 자서전’ ‘톨스토이 참회록’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스탠리 존스의 ‘순례자의 노래’와 같은 책들은 내게 영감을 주고 도전의식을 줬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스콧 니어링 자서전’(표지·실천문학사)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고백한다.

스콧 니어링(1883∼1983)은 자본주의로 상징되는 문명 전반을 비판했던 사회철학자이자 실천적 생태론자였다. 전쟁 비판 등을 이유로 대학에서 해직된 뒤 아내 헬렌 니어링과 함께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했다. 그는 거액의 유산 상속을 거부했고 나무 그릇과 수저 한 벌로 채식을 했다. 그의 자서전엔 청빈한 삶의 태도와 가치관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김 목사는 30대 후반이었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지 탐색하던 때였다. 니어링의 자서전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바른 것, 옳은 것, 참된 것을 향한 치열한 구도 정신과 그것을 실천하려는 강한 의지에 놀랐다.” 김 목사는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의 신앙과 삶의 태도를 반추했다. “나는 내가 믿는 진리에 대해 니어링처럼 치열하게 궁구했는지, 돈독하게 실천했는지를 반성했다.”

그는 이후 신앙과 학문, 삶에서 더 철저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 고민했다 한다. 워싱턴 DC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교회에서 목회하다 지교회인 현재 교회에 부임을 자청, 지난해 7월부터 담임을 맡고 있다.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