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은 평일이어야 했다.’ 새해 첫 출근을 하기 위해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공휴일인 신정의 여유를 누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2017년 첫 날은 주일이었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항상 공휴일이 그립다. 그리스도인도 마찬가지다. 지치고 울적한 그리스도인의 출근길, 그 어깨를 다독여줄 책이 나왔다.
‘출근하는 그리스도인에게’(복있는사람)는 여성 카피라이터 1호인 저자 문애란이 일터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했던 고민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결국 프리젠테이션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러자 그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일 자체가 삶의 최우선이었던 것이다.…일이 우상이다 보니, 일의 성공 여부에 따라서 기분이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했다.”(38∼40쪽)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등을 만든 유명한 광고 카피라이터였지만 저자는 행복하지 않았다. 국제 어린이 양육기구인 컴패션에서 풀타임 봉사자로 홍보를 하면서 그는 일이 아니라 관계 중심으로의 관점 변화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도 잘못을 했다고 고백한다.
“가장 큰 실수는 때때로 하나님보다 컴패션을 더 위에 두었던 것이다.…컴패션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이 미지근하면 그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했다.”(162∼163쪽) 그러자 영혼이 좀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금융위기로 자산을 잃고 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몸무게가 41㎏까지 떨어졌다.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한시도 하나님을 놓지 않았다. 30대 중반부터 새벽 큐티를 했고 힘들 때마다 기도했다. 저자가 일터에서 영적으로 표류한 시간은 우리에게 좋은 거울이 된다. 그는 수 십 년의 경험 끝에 얻은 지혜를 책 곳곳에 숨겨뒀다. ‘일이 되거나 안 되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내가 하나님 안에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한다.’ ‘일을 계획해서 하는 것처럼 쉼에도 계획이 필요하다.’ ‘미운 상사를 위해 일주일만 기도해보라.’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과 함께 출근한다는 마음을 가지면 힘도 나고 겸손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평일의 예배, 노동’(넥서스CROSS)은 미국 애즈베리신학교 교수인 벤 위더링턴 3세가 성경적 관점에서 노동을 조명한 책이다. 일을 보는 눈과 인생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노동의 유익, 게으름뱅이와 느림보가 뒤섞인 세상, 사역으로서의 노동, 문화 창출로서의 노동 등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노동은 선한 것이며, 하나님께 속한 것이다.…노동은 하나님이 설계해두신 인간 본연의 성취해야할 목적이다.”(117쪽)
저자는 일과 휴식을 균형있게 맞추라고 조언한다. 그는 “일이 우리 존재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하고 우리가 하는 일에 성령의 열매가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성경을 통해 잃어버린 일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일터로 가는 기독인 위한 책] 당신은 주님과 함께 출근하나요?
입력 2017-01-04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