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초등때 한번 朴 대통령 만나… 세월호 7시간 행적 전혀 몰라”

입력 2017-01-03 18:12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2일(현지시간) 덴마크 올보르 법원에 출석해 구금 연장과 관련한 조사를 받은 뒤 차를 타고 이동해 구금시설로 들어가고 있다. AP뉴시스·길바닥저널리즘 페이스북 캡처
정씨가 구금 연장 재판을 받기 직전 현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모습. AP뉴시스·길바닥저널리즘 페이스북 캡처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는 2일(현지시간) 덴마크 법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자신에게 쏠린 의혹을 담담하게 해명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초등학교 때 만났지만 그 후엔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정씨는 한국 언론 보도를 꼼꼼히 챙겨보고 답변을 준비한 듯한 인상이었다. 그는 지난달 1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었는지 묻자 “2주 전쯤 프랑크푸르트에 갔지만 쇼핑은 안 했다. 돈도 땡전 한 푼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 언론은 정씨가 독일에서 쇼핑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외화반출 의혹도 꼼꼼히 해명했다. 정씨는 “아버지(정윤회)와 어머니가 이혼할 때 아버지 땅을 인수받았고,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출로 독일 집을 샀고, 대출금은 한국에서 다 갚았다고 했다. “독일에서도 세금을 다 냈다. 조세포탈은 아니다”고 말했다. 도피 중에도 법률 조언을 꾸준히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그룹의 승마 지원에 대해선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삼성이 6명을 뽑아 지원해 준다’고 하기에 ‘그냥 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어머니가) ‘머리 식히려고 말 타지 않겠느냐’고 해서 독일에 왔다”며 “남편(남자친구)이 한국으로 돌아간 것 때문에 힘들어 말도 안 탄다고 계속 말씀을 드렸었다”고 말했다. 삼성 돈을 전달받은 비덱스포츠와 관련해선 “회사 일은 엄마가 했다” “난 서류에 서명만 했고 내용은 모른다”고 했다.

정씨는 “어머니가 남편을 맘에 안 들어 해서 사이가 많이 틀어졌다”고 했다.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선 들은 게 없지만 “주사아줌마 ‘백 실장’은 누군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자신을 진료하던 주사아줌마 ‘백 실장’을 박 대통령에게 소개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덴마크 현지 언론은 정씨가 체포될 당시 옷장에 숨어 있다가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긴급 체포된 정씨는 “19개월 된 아이랑 같이 있을 수만 있다면 내일이라도 한국에 가겠다”며 동정론에 호소하기도 했다. 덴마크 법원이 4주간 구금 연장 결정을 내리자 울음을 터트렸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