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창 제기 테슬라 급발진 의혹 번진다

입력 2017-01-03 17:50
손지창씨의 테슬라 X 차량이 차고 벽을 들이받아 차 앞부분과 벽이 크게 훼손됐다. 손씨는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했다. 손지창씨 페이스북

배우 겸 가수 손지창씨가 최근 제기한 전기차 ‘테슬라’의 급발진 의혹이 진실게임으로 비화하고 있다. 손씨뿐 아니라 미국 고객들도 급발진 관련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테슬라 측은 ‘운전자 과실’이라고 발뺌하고 있어서다. 이번 사태는 연내로 예정된 테슬라의 한국 상륙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거주 중인 손씨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테슬라 X’와 관련된 급발진 의혹을 담은 글을 올리며 테슬라에 공세를 시작했다. 손씨는 지난해 9월 10일 오후 8시쯤 테슬라 X를 몰고 자택 차고로 진입하던 중 차량이 굉음과 함께 거실로 돌진했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또 “테슬라 측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소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테슬라 X는 2015년 9월 출시된 SUV 차량이다.

테슬라 모델 X의 급발진 사례는 손씨가 처음은 아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현재까지 모델 X의 급발진 관련 민원은 총 7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5월부터 9월 사이 발생한 사고의 경우 주차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는데도 갑작스럽게 속도가 났다는 내용이다.

손씨는 미국 법원에 낸 소장에서 이러한 급발진 의심 사례 등을 근거로 테슬라 차량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지난해 1∼3분기 모델 X 1만6000여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알려진 급발진이 10건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테슬라 측은 2일 공식입장을 내고 손씨가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조사 결과 차량 자체에 결함이 없었으며 손씨의 과실이라는 것이다. 또 손씨가 소송을 제기하기 전 한국에서의 유명한 지위를 사용해 테슬라에 타격을 주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주장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동시에 밟을 경우 자동으로 모터의 토크를 차단하는 등 페달 조작 실수를 여러 단계에서 방지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급발진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테슬라의 한국 상륙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테슬라는 지난해 한국에 진출할 예정이었으나 국내 인증을 받지 못해 미뤄진 상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3일 “지난해 5월 테슬라 자율주행차 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하는 등의 사례가 빈발하며 테슬라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며 “한국 진출을 앞두고 이번 건을 제대로 해결해야 고객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