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권에 ‘365일 24시간 서비스’라는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시작한다. 기존 은행권 수장(首長)들도 앞다퉈 핀테크(Fintech·금융+정보통신기술)를 강조하며 방어에 나섰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사이에 영업개시를 한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김주원 의장과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를 재선임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주 안으로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금융위 승인을 받으면 오는 5월쯤 영업에 들어갈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 강점은 365일 24시간 서비스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손쉽게 계좌를 만들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영업점을 두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와 시설비 등을 아낄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에 위기감을 느낀 시중은행들은 ‘대응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신년사에서 “기존 은행권과의 끊임없는 경쟁은 물론 K뱅크 등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으로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해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하고, 금융권·유통사·통신사 등에서 20개가 넘는 ‘페이 서비스’가 출시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승자는 손님이 직접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는 ‘오가닉 비즈니스’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핀테크를 강조했다. 윤 회장은 “디지털 금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데이터 분석, 로보어드바이저, 생체인증 등 금융과 기술이 융합된 핀테크 영역에는 인력을 늘리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핀테크 확대 흐름과 함께 기존 영업점 축소, 희망퇴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영업점 등 30∼40개 지점을 축소할 예정이다. 지난해 10∼12월 KEB하나·농협·SC제일은행에서 1300여명이 퇴직했고, 이달 중순 KB국민은행에서 28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다. 신한은행도 올해 초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인터넷 등을 활용한 금융거래가 확대되면서 건물 1층에 위치한 큰 규모의 은행 영업점과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며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 감축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기획] 인터넷전문은행 이르면 이달말 문 연다
입력 2017-01-03 18:42 수정 2017-01-03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