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은행가 닭의 해 마케팅 날개 달았다

입력 2017-01-03 18:42

정유년(丁酉年)을 맞이한 은행들이 닭을 모태로 한 아이디어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아재개그’로 부르는 동음이의어 활용 마케팅이 대세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고통 받는 농가를 돕겠다는 마음도 일부 엿보인다.

우리은행은 3일 ‘희망배닭’으로 명명한 예금과 적금을 선보였다. ‘배달’이 아니고 ‘배닭’이다. 정유년 첫 온라인 전용 1년제 상품으로 예금은 100만∼2000만원, 적금은 월 50만원 이내에서 적립할 수 있다. 최고 2.2%까지 금리 우대를 받는다. 가입 고객 선착순 2만명에게 치킨 할인쿠폰(1만원권)도 준다. 우리은행이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과 협력해 선보이는 ‘희망치킨배달’ 이벤트다.

IBK기업은행은 새해맞이 적금가입 이벤트를 ‘꼬끼오∼닭의 해에 적금은 꼭이오!’로 작명했다. IBK평생한가족통장 적립식 상품에 가입한 2017명에게 5000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한다. 닭띠라면 따로 추첨을 통해 30만원권 기프트카드 혹은 홍삼농축액도 받을 수 있다. 계좌통합관리 서비스로 다른 은행에서 옮겨온 고객도 추첨 대상에 포함된다.

SC제일은행은 ‘황금알’ 이벤트를 열고 있다. 알 낳는 닭(산란계)을 대량으로 살처분해 계란값이 치솟는 상황을 감안한 듯 순금 10돈으로 제작한 진짜 황금알을 준비했다. 이달 중 SC제일은행에서 입출금 통장을 만들고, 개설 당일 2000만원 이상 입금을 하며, 오는 31일 해당 통장에 2000만원 넘게 남아있는 고객 가운데 딱 1명만 뽑아 황금알을 선사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닭 사육 농가를 위해 지역 영업본부와 시·군지부에 닭고기 가공품을 사은품으로 공급 중이다. 닭가슴살로 만든 육포가 주인공이다.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와 함께 AI 확산 방지와 피해 농가 금융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