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대란 막아라… 6월까지 무관세 수입

입력 2017-01-03 18:06 수정 2017-01-03 21:29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이후 치솟는 계란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일시적으로 수입 계란, 수입 계란가공품에 관세를 받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대량으로 수입된 적이 없었던 수입 계란이 조만간 식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계란과 계란가공품 관세율을 0%로 낮추는 긴급할당관세 규정을 의결했다. 관세율이 8∼30%였던 신선란 등 8개 품목 9만8000t을 4일부터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다. 이번 긴급할당관세 조치는 오는 6월 30일까지 적용된다. 정부는 생산기반에 타격을 입은 산란계(알 낳는 닭)를 조기에 공급하기 위해 살아있는 병아리를 항공기로 수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신선란에 할당된 물량은 3만5000t이다. 계란 7억개 정도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계란의 국내 소비자가격이 1개에 270원대인데 현재 가격 수준으로는 당장 수입이 어려울 것 같다”며 “가격이 폭등해 300원까지 올랐을 경우 항공료 50%를 지원하면 수입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발표한 계란값 안정책은 국내산 계란값을 진정시키는 근본대책이라기보다 300원대 이상으로 가격이 급격히 오르지 못하게 묶어 놓으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현재 계란 1판(30개) 가격은 8389원으로 한 달 전(5604원)보다 49.7% 뛰었다. 계란 가격은 계속 상승세다. 닭의 살처분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가금류 살처분 마릿수는 3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산란계는 전체 사육규모 대비 32.1%가 살처분됐다.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 역시 48.3%가 사라졌다.

그나마 지난 1주일 동안 AI 신규 의심신고가 대폭 줄어들어 다소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7일부터 전국에서 하루 평균 1.1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방역 당국은 한시름 놓으면서도 긴장을 풀기 이르다는 분위기다. 진정세가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 AI가 전국을 휩쓸던 2014년에는 살처분이 195일간 이어졌었다.

한편 경기도 포천의 새끼 길고양이 1마리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추가 확진됐다. 폐사한 이 고양이는 지난달 31일 고병원성 AI 감염이 확진된 고양이 2마리와 접촉했던 5마리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AI 집중 발생지를 중심으로 길고양이 일부를 포획해 AI 감염 여부를 검사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AI 발생농장 및 인근의 관련 농장에 있는 개 고양이 돼지 등 1839건에 대한 AI 검사 결과는 전부 음성으로 나왔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