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를 알면 성경이 보입니다.” ‘감자탕교회 이야기’ 등의 저자로 유명한 양병무(61·서울 광염교회·사진) 인천 재능대 교수가 최근 ‘행복한 로마 읽기’(21세기북스)를 낸 뒤 한 말이다. 온화한 인상을 가진 양 박사를 최근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도서관 ‘지혜의 숲’에서 만났다. “예수님은 로마 시대에 태어나 말씀을 전했고, 기독교는 로마제국에서 공인돼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로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를 가장 간단히 설명한 말이다. 신약 곳곳에서도 로마 제국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예수님의 부모인 요셉과 마리아가 갈릴리 나사렛으로 호적하러 갈 때 아우구스투스의 이름이 나옵니다.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렸다(눅 2:1)는 부분이죠. 십자가 사건은 2대 황제 티베리우스 제위 때입니다. 바울이 로마로 가 전도(행 28:16∼31)하면서 로마 제국 전역에 기독교가 확산되지 않았습니까.”
로마는 성경의 역사적 배경이 됐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 확산의 교두보가 됐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네로 황제는 로마 대화재로 정치적 궁지에 몰리자 기독교인들을 방화범으로 지목했습니다. 기독교인을 잡아다 야수의 모피를 뒤집어 씌워 들개 떼에게 물려 죽도록 했고, 한 사람씩 산 채로 불을 붙여 처형하기도 했습니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우스가 기독교를 공인한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써놓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어머니 헬레나에게 영항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미 로마 제국에는 하층민뿐만 아니라 귀족, 학자 등이 기독교로 속속 개종하고 있었습니다. 교황으로부터 ‘황제는 신께서 보낸 사람’이라는 칭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양 박사는 기독교가 400년 만에 로마 제국의 국교로 인정받고 서양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기독교는 현세에서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고 내세의 구원을 약속했습니다. 당시는 신분제 사회였지만 기독교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보편적인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가르쳤어요. 또 기독교인들은 윤리적 삶을 추구해 로마인들에게 감동을 주었어요.”
미국 하와이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그는 로마제국의 역사를 통해 본 리더십과 자기계발의 노하우에 대해서도 상세히 썼다. 2004년 인간개발연구원 주관으로 ‘로마인 이야기 리더십 코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로마에 대해 10년 넘게 강의하면서 자료를 모았고 2년 동안 꼬박 글을 썼어요.” 그의 표정에 뿌듯함이 묻어났다.
파주=글·사진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행복한 로마 읽기’ 펴낸 양병무 인천 재능대 교수 “로마를 알면 성경이 보입니다”
입력 2017-01-03 2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