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사는 P씨(52)는 고혈압을 앓고 있다. 건강검진 결과 고혈압 위험도가 75%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예기치 않은 큰 병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늘 불안하다. P씨는 언제 닥칠지 모를 이런 위험에 미리 대처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공하는 ‘국민건강 알람서비스’를 신청했다.
이때부터 P씨는 마포 지역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면 어김없이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뇌혈관 및 심혈관질환 ‘위험 신호’를 푸시 전송받고 있다. 아울러 “뇌졸중은 새벽이나 아침에 많이 발병하므로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 차가운 바깥바람을 쐬는 일을 삼가라”와 같은 맞춤형 생활수칙도 문자 메시지로 함께 받는다.
이르면 오는 8월쯤부터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은 스마트폰 등 개인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 같은 질병 예측·알람 서비스를 받게 될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3일 “만성질환자 최소 19만명을 대상으로 모바일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건강알람 서비스 시범사업을 올 하반기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현재 전 국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16개 시·도 및 252개 시·군·구별로 5개 감염병(감기·눈병·식중독·피부염·천식)의 위험도(관심, 주의, 경고, 위험)를 예측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보험 개인 진료기록(건보공단)과 기온·습도·기압 등 기후 자료(기상청), 미세먼지·오존·황사 등 대기오염 자료(환경부), 식중독 발생 신고 정보(식약처), 인터넷 검색어 및 SNS 정보 등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감염병의 당일 혹은 2일 내 발생 전망을 예측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건보공단의 ‘건강인’ 홈페이지나 국민건강 알람서비스 웹페이지에 직접 접속해야 한다. 웹 환경에 익숙지 않은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들의 이용에는 아무래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시·군·구별 집단 알람’에서 ‘질환별 개인 알람 서비스’로 맞춤화한 것이다. 알람 대상 질병도 기존 감염성 질환에서 기온이나 미세먼지 등 환경 요인에 의해 위험도가 올라가는 만성질환자의 뇌혈관(뇌경색·뇌출혈), 심혈관질환(급성관상동맥증후군·심근경색)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서비스로 확대키로 했다. 건보공단은 모바일 예측 및 알람 서비스 모델을 지난해 말 개발했다.
건보공단 빅데이터운영실 이경란 차장은 “1년간 시범사업을 통해 예측 모델의 정확도를 검증하고 문제점을 보완한 후 2018년 하반기부터 전체 고혈압·당뇨병 환자 822만명(2015년 기준)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그래픽= 공희정 기자
[단독] 스마트폰으로 뇌·심혈관질환 ‘위험 알람’ 받는다
입력 2017-01-04 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