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미국과 중국의 외교·통상 분쟁이 어느 때보다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 외교라인의 대규모 교체가 예고되고 있다.
우선 중국 내 대표적인 ‘지미파(知美派)’로 알려진 양제츠(67)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앞으로 대미 외교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홍콩 명보가 3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 외교 사령탑인 양 국무위원은 당 정치국원으로 발탁된 뒤 내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부총리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미대사를 지낸 양 위원은 지난해 뉴욕을 방문해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등 트럼프 캠프 인사들과 접촉했다.
올해 은퇴가 예정된 추이톈카이 주미대사 후임도 관심사다. 리바오둥(62)과 정쩌광(54) 외교부 부부장, 류제이(58) 유엔대사가 물망에 올라 있다. 유엔대사를 역임한 리 부부장은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공공정책 석사 출신으로 다자 외교경험이 풍부하지만 대미 외교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다. 현재 외교부에서 대미 외교를 담당하는 정 부부장은 양 국무위원의 주미대사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왔다. 대미 외교 경험이 많은 류 대사는 외교 계통에서 비교적 연륜 있는 젊은 간부로 통한다.
미국과 또 다른 전쟁터가 될 통상과 환율 분야 수장들도 대거 교체가 예상된다. 우선 지난해 11월 중책을 맡은 샤오제 재정부장을 제외하고 상무부장과 인민은행 총재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 갸오후청 상무부장 후임에는 중산 상무부 국제무역협상 대표 겸 부부장이 유력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저장성 당서기 시절 저장성 부성장을 지낸 측근으로 분류된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 후임으로는 이강 부행장과 금융전문가인 궈수칭 산둥성 성장이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공산당 이론지 ‘구시(求是)’ 기고문에서 올해 중국 외교방향을 설명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와 정전체제 전환이라는 투트랙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핵 문제를 빌미로 한반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관계에 대해선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만 상호 공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베이징=맹경환 특파원
中 외교라인 대규모 교체 예고
입력 2017-01-04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