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 이끄는 女전투비행대장 3명 탄생

입력 2017-01-03 21:06
첫 여성 공군 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에 오른 공군 소령들. 왼쪽부터 박지원 박지연 하정미 소령. 공군 제공

공군에서 여성 전투비행대장 시대가 열렸다. 공군은 16전투비행단 202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에 박지연(38·공사 49기) 소령, 8전투비행단 203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에 박지원(38·49기) 소령을 임명했다고 3일 밝혔다.

20전투비행단 123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에는 하정미(37·50기) 소령이 임명됐다.

전투비행대대에서 작전 등 업무를 총괄하는 비행대장에 여성이 오른 것은 처음이다. 1997년 공군사관학교에 첫 여생도가 입학한 지 21년 만이자 2002년 첫 여성 전투조종사가 탄생한 지 15년 만이다.

비행대장은 대대장을 보좌해 전투비행대대의 모든 작전임무와 훈련을 감독하고 후배 조종사 교육훈련을 계획하는 등 비행대대의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 때문에 비행대장은 근무경험과 업무평가, 군사교육 등 개인 역량뿐 아니라 리더로서의 인격과 자질 등 모든 면에서 적합 평가를 받아야 한다.

박지연 박지원 소령은 공사 첫 여생도로, 2002년 첫 여성 전투조종사가 됐다. 박지연 소령은 2007년 첫 여성 전투기 편대장으로 초급지휘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주기종은 국산 경공격기 FA-50이다. 주기종 340시간을 포함해 총 비행시간은 1600시간에 달한다. 그는 지난해 10월 비행단 우수조종사로 선발되기도 했다. 박지연 소령은 “최상의 전투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대대원을 독려하고 대대원 간 소통을 위한 중간자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소령은 항공 프라모델 마니아로, 초등학생 시절부터 항공기에 관심이 깊었다. 영화 ‘탑건’을 보며 조종사의 꿈을 키웠다. 지난해 10월 그가 이끄는 비행편대는 보라매 공중사격대회 중고도 사격부문에서 최우수 편대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지원 소령은 “국산 전투기 FA-50으로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가진다”며 “대대원의 선봉에 서서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정미 소령은 A-37 공격기를 몰고 2006년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서 저고도 사격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하 소령은 이후 기종 전환에 도전, 2007년 공군 주력 전투기인 KF-16의 첫 여성 조종사가 됐다. 하 소령은 “비행대장으로서 대대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상하가 같은 생각을 하면 이긴다)을 구현해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한 대대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