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예수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것”

입력 2017-01-02 21:06
에밀 라우센·서유민씨 부부와 서씨의 아버지 서재필 목사가 29일 서울 은평구 동서남북교회 안에 걸린 ‘가정이 치유되는 교회’라는 현수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보연 인턴기자
KBS1 인간극장 방송 캡처.
남편은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 출신, 아내는 한 목회자의 딸. 이들이 지난 성탄절을 앞두고 KBS 1TV 인간극장 ‘덴마크에서 온 산타클로스’편에 출연해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가진 것은 없지만 할 수 있는 만큼 남을 도우며 행복하게 사는 이들의 삶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줬다.

지난달 29일 서울 은평구 증산로 동서남북교회(서재필 목사)에서 남편 에밀 라우센(32)씨와 아내 서유민(33)씨를 만나 행복의 비결을 물었다. 서씨는 “우리 행복의 시작은 예수”라며 “예수 안에서 서로 사랑할 때 누구나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단언했다.

서씨는 가정 회복 사역에 헌신하고 있는 아버지 서재필(68) 목사의 딸이다. 그는 지난 4월 목사 안수를 받아 아버지가 목회하는 동서남북교회에서 부목사로 섬기고 있다. 남편과는 4년 전에 결혼했다. 에밀씨는 12년 전에 한국에 와 덴마크어 통·번역을 하거나 가르치는 등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14세 때 뇌종양을 앓는 등 지금까지 2번 암투병을 했지만 완치된 상태다.

이들은 좁고 낡은 월세방에 살면서도 불평하지 않고 서로 아끼며 사랑했다. 수년째 주기적으로 동네에서 쓰레기를 주워왔고 겨울에는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서씨는 여성이지만 취미로 축구를 하고 에밀씨는 사진을 찍는다.

방송에서 에밀은 덴마크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꼭 해야 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서씨가 부연 설명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에 대해서도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어요. 행복은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는 것이에요. 지금 함께하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지금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것이죠.”

서씨는 “그 행복의 시작은 예수이고, 특히 아내 또는 남편을 통해 예수님을 경험해야 한다”며 “가정은 이 세상에서 천국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행복하려면 주님 안에서 부부가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 사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결 2가지도 소개했다. 하나는 상대가 이야기할 때, 특히 마음에 안 드는 이야기를 할 때도 상대가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감정이 상하지 않는다. 설사 좋지 않은 의도로 이야기했어도 상대가 좋게 생각해주니까 오히려 미안하고 감동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감정을 싣지 말고 감정을 표현하라는 것이다. 대개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알아주기를 기대하다가 알아주지 않으면 화를 낸다. 이보다는 감정을 표현하되 자기감정을 싣지 않고 말로 설명하는 게 좋다. 그럼 상대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할 수 있다.

서씨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이들은 ‘너희는 신혼이니까 그렇지’라고 말하는데 그게 아니에요. 남편은 지금도 우리가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합니다.”

에밀은 “상대를 위해 거창한 것이 아닌 사소한 것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예수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예수에 대해 궁금해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