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서 체포된 정유라… 정부 ‘긴급인도구속’ 요청

입력 2017-01-02 18:16 수정 2017-01-03 00:33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두꺼운 외투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2일 오전(현지시간 1일 오후 8시) 덴마크 북부 올보르시 외곽 한 주택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돼 끌려나오고 있다. JTBC뉴스룸 캡처

이화여대 입학·학사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을 받는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가 덴마크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법무부는 덴마크 측에 정씨에 대한 긴급인도구속을 요청했다. 정씨의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체포된 류철균(필명 이인화·51)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측은 김경숙 전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이 특혜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덴마크 경찰이 1일 오후 8시쯤(현지시간) 덴마크 북부 올보르시의 한 주택에서 정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다고 2일 밝혔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정씨는 검거 당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자라는 사실을 스스로 현지 경찰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지 경찰 조사에서 승마 관련 일 때문에 덴마크에 머물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가 머물렀던 주택에서는 승마 관련 도구 등이 발견됐다.

덴마크 경찰은 정씨와 함께 20대 남성 2명과 60대 여성 1명, 아기 1명을 함께 붙잡았다. 경찰에 따르면 아기는 성이 ‘신’이며 2015년 태어났다. 정씨가 전 남편인 신주평(22)씨와의 사이에 낳은 아이로 추정된다. 정씨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고 알려진 데이비드 윤(49·한국명 윤영식)은 검거된 인원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번 체포는 지난달 특검이 인터폴에 요청했던 적색수배, 그리고 외교부에 요청했던 여권 무효화 조치와 무관하게 이뤄졌다. 아직까지 정씨에 대한 적색수배도 내려지지 않았고, 정씨의 여권도 유효한 상태다.

법무부는 정씨가 덴마크 경찰 조사에서 불법체류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풀려나는 경우를 대비해 덴마크 인터폴에 긴급인도구속 청구서를 이날 제출했다. 긴급인도구속은 정식으로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기 전까지 범죄인을 구금해 달라고 요청하는 조치다.

한국 경찰은 정씨의 갑작스러운 검거에 당황스러워하는 눈치다. 경찰은 이날까지 정씨가 언제 덴마크에 입국했는지, 정씨가 함께 검거된 인원과 어떤 관계인지 등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씨가 언제 압송될지를 묻는 질문에 “35년 경찰생활을 하면서 이런 예는 처음”이라며 “(덴마크는) 사법체계가 완전 달라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정씨는 현지 법률 조력자에게 아들을 돌볼 수 있게 불구속 상태에서 특검 수사를 보장받는다면 자진 귀국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류 교수 측은 “(같은 대학) 김 전 학장이 최씨와 정씨를 잘 봐주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의 변호인은 “김 전 학장이 세 차례나 (잘 봐달라고) 요청했으며, 지난해 4월 최씨와 정씨를 보내 류 교수가 1분 정도 만났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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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 양민철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