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가 통합 첫날부터 삐걱댔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 지연사태가 빚어지면서 고객 불만이 폭주했다. 통합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는 날에 호된 신고식을 치르며 체면을 구겼다.
미래에셋대우의 MTS 애플리케이션인 ‘M-Stock(엠스톡)’은 개장 시간인 2일 오전 10시부터 접속에 문제를 노출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오전 중에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지만 폐장시간(오후 3시30분)까지 주식 거래에 어려움을 겪은 고객이 속출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접속 지연 원인으로 통합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려는 고객이 오전 중에 급격하게 몰린 점을 들었다. 앱 구매 통로인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 엠스톡 업데이트 버전이 올라온 시기는 1일이다. 사전에 공지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미리 업데이트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게 ‘불씨’였던 셈이다.
대규모 접속 지연 사태가 발생하자 미래에셋대우는 MTS 이용 고객에게 콜센터나 영업지점에서 거래하도록 안내했다. 대신 상대적으로 값싼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객 전화가 쏟아지면서 콜센터는 장 마감 때까지 먹통이었다. 통화가 저절로 끊기거나 접속량 과다로 통화할 수 없다는 영문 메시지만 흘러나왔다.
미래에셋대우는 통합 전인 지난해 11월에도 MTS 때문에 논란을 일으켰었다. 당시 개장 뒤 약 1시간30분 동안 접속이 되지 않았지만, 다른 통로로 이뤄진 거래에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적용하는 것 말고 보상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에 불편을 겪은 고객들은 법적 소송까지 검토 중이다. 손실을 보상하라며 온라인 카페까지 개설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고객 환경에 따라 접속에 차이가 있을 뿐 오전에 문제가 해결된 걸로 안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적합한 피해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속출했지만 금융 당국은 조치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스템이나 통신회선 장애’로 생긴 사고가 아니라 단순 ‘접속지연’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 측에서 사후에 피해보상위원회를 만드는 등 자체 보상을 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구체적 피해 규모와 정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을 위하는 경영’을 강조해 묘한 대조를 이뤘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넘어 ‘고객을 위한 것’을 해야 한다”며 “고객에게 노후의 평안함을 주며, 사회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투자회사로서 해야 할 일을 거듭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첫날부터 체면 구긴 통합 미래에셋대우… 증권업계 1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앱 접속 불량
입력 2017-01-02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