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안의 중국’ 폴란드… 미세먼지, 기준치 20배

입력 2017-01-02 18:26
유럽 대기오염의 주범은 폴란드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달 폴란드 남부 도시 스칼라의 미세먼지 농도가 ㎥당 979㎍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럽연합(EU) 최대 기준치를 20배 가까이 초과한 것이며, 같은 기간 중국 베이징(737㎍)보다도 높은 수치다.

폴란드는 스칼라를 포함해 무려 33개 도시가 유럽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50곳 안에 드는 불명예를 안았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유럽 공기청정법 위반으로 폴란드 46개 지역을 고발했다. EU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수도 바르샤바의 경우 9억 유로(약 1조1400억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폴란드의 대기오염은 종사자만 10만명을 넘어서는 대규모 석탄산업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런데도 폴란드 집권여당은 최근 석탄산업을 보호하고 풍력발전을 가로막는 법을 통과시키며 시대에 역행하는 에너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석탄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구식 가정용 보일러도 문제다. FT는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바르샤바는 지난달 들어서야 처음으로 하루 동안 대중교통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지적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