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연합기관과 교단의 대표들은 잇따라 신년사를 발표하고 ‘회개를 전제로 한 복음으로의 회귀’ ‘공의실현과 섬김을 통한 사회개혁’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은 “교회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거룩한 백성의 모임으로 세속화의 거센 물결이 몰아쳐도 세상과 타협할 수 없다”며 “교회는 마땅히 성령의 도우심을 구해 본성인 거룩성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교회는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며 “고인 물이 썩듯이 개혁하지 않은 고인 신앙은 본질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나부터 개혁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장합동 김선규 총회장은 “과거 조선에 온 선교사들은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일제에 짓밟힌 우리 국민을 위로하고 말씀과 기도, 전도에 힘을 썼다”며 “섬김을 위주로 선교한 그들을 본받아 하나님의 뜻을 세워가자”고 권면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맘몬주의에서 비롯된 목회자의 윤리적 타락”이라며 “목회자들은 영적 각성을 통한 품성의 변화와 성서적 거룩을 강조하지 않고 대신 물질적 풍요 등을 믿음과 구원 징표로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감독회장은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하고, 반성하고, 회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독교한국침례회 유관재 회장도 “손에 쥐고, 소유하며, 더 높아지라고 아우성치는 세상을 향해 교회는 오히려 더 섬기고, 나누며 베푸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대표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암울했던 2016년을 보내면서 한국사회의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면서 “그러나 정치권은 정치구조의 전반적인 개혁을 갈망하는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여전히 힘겨루기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회장은 “변화는 회개와 반성으로부터 시작된다. 한국사회와 교회가 죄의 길에서 돌아설 때 비로소 진정한 회복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회장은 “현재의 국가적 위기를 회개의 기회로 삼아 사회가 행한 잘못된 결정들을 바로잡고, 일상에서 행했던 그릇된 사고와 행동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기회로 삼는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회연합 정서영 대표회장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혼란은 정의를 버리고 불의를 도모한 대통령과 그 측근들뿐 아니라 불법을 묵인하고 동조하고 때로 외면한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돌아오면 하나님이 우리를 회복시키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김경원 대표회장은 “보수와 진보가 함께 진정한 연합을 이뤄 명실상부하게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가 출범하고, 목회자와 교회의 실제적 갱신이 일어나기를 간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사야 최기영 신상목 기자 Isaiah@kmib.co.kr
교계 신년사 키워드는 ‘회개와 회복’ ‘공의와 개혁’
입력 2017-01-02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