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에 견제구 날린 유승민

입력 2017-01-03 00:01

개혁보수신당(가칭) 유승민 (사진) 의원이 이달 중순 귀국 예정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어떤 정책과 이념, 가치를 추구하는지 분명해지면 연대를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2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은 이런 문제에 대해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며 “도덕성 검증은 물론이고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권 의지만 보일 게 아니라 콘텐츠를 내놓으라는 압박이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면 연대할 수 없다는 의미도 담겼다.

유 의원은 반 전 총장의 보수신당 입당 가능성에는 “좋은 신호가 있다고 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원칙 있는 연대’를 강조해온 그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를 자신과 경제관(觀)이 유사한 인사로 꼽았다.

유 의원은 개헌 시점에 대해선 “대선 전 개헌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내각제 개헌을 하려면 20대 국회의원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들은 대통령제 하의 국회의원을 뽑은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총리와 장관을 맡는 내각제를 하려면 새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유 의원은 스스로를 ‘한약’에 빗댔다. 마실 때는 쓰지만 먹고 나면 몸에 좋다는 의미다. 야권 주자들이 ‘고구마’(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사이다’(이재명 성남시장), ‘밥’(안희정 충남지사), ‘김치’(박원순 서울시장) 논쟁을 벌이는데 동참한 것이다.

지지율이 너무 낮다는 지적에는 “승패에 연연해본 적 없다. 지지율은 요동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1957년생 닭띠인 그는 “닭의 해 각오가 남다르다”고도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