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미리보는 문화계-공연] 기대하라… 히트 뮤지컬 다시 무대 오른다

입력 2017-01-03 17:42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사이먼 래틀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Monika Rittershaus 제공
2017년 문화계에는 손꼽아 기다려볼만한 공연과 영화, 기획전이 꽤 있다. 봉준호 류승완 양우석 추창민 등 흥행 감독의 새 영화가 줄줄이 관객을 찾는다.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내한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선 공들인 기획전이 열린다. 올해 문화계 주요 라인업을 공연·영화·전시 세 분야로 나눠 소개한다.

2017년 공연계는 ‘재도약’을 꿈꾼다. 지난해 김영란법,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 갖가지 악재에 시달렸지만 올해는 침체에서 벗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뮤지컬계는 지난 2∼3년간 몇몇 제작사가 도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제작사들은 흥행이 입증된 재공연작을 중심으로 올해 라인업을 짰다. 1월 김준수 주연의 ‘데스노트’를 시작으로 3월 ‘드림걸스’ ‘지킬앤하이드’와 5월 ‘시카고’ 등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눈길을 끈다. 6월엔 초연 당시 호평 받은 창작뮤지컬 ‘마타하리’ ‘신과 함께’ 7월 ‘아리랑’도 무대에 오른다.

대담하게 도전장을 던진 초연작도 있다. 라이선스로는 4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7월 배우 류정한의 프로듀서 데뷔작인 ‘시라노’, 11월 영국 아서왕 전설을 담은 ‘엑스칼리버’가 공연된다. 창작뮤지컬로는 8월 ‘프랑켄슈타인’의 극작 겸 연출가 왕용범과 작곡가 이성훈 콤비가 다시 손잡은 ‘벤허’가 관객의 평가를 기다린다.

연극계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한불 상호교류의 해로 관련공연이 줄을 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 국립극단 등 주요 단체를 중심으로 굵직한 작품들이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국립극단은 2015년 연극상을 휩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각색·연출 고선웅)으로 1월 문을 연 뒤 모두 21편을 잇따라 선보인다. 특히 6월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극작가 5명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한민족 디아스포라전’이 눈에 띈다. 연출가 김광보가 이끄는 서울시극단은 ‘왕위 주장자들’(작 헨리 입센)과 극작가 장우재의 신작 ‘에틱스vs모럴스’(가제) 등을 준비 중이다. 두산아트센터는 관객 1000명이 선정한 ‘다시 보고 싶은 공연’에 꼽힌 ‘목란언니’(작 김은성·연출 전인철)와 ‘죽음과 소녀’(양손프로젝트)를 각각 3월, 5월에 공연한다.

지난해 검열에 반대해 ‘권리장전 2016-검열각하’을 기획했던 젊은 연극인들은 올해 ‘시민불복종 2017-국가본색’을 올린다.

클래식계는 거장 아티스트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내한으로 풍성하다. 2년 안팎 전부터 레퍼토리를 결정해야 하는 관례상 지난해 9월 발효된 김영란법 이전에 결정된 것들이다. 내년부터는 화려한 라인업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9월 키릴 페트렌코의 독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와 11월 사이먼 래틀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페트렌코는 래틀에 이어 차기 베를린필 지휘자로 내정돼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정명훈 감독이 물러난 뒤 상임지휘자가 없는 서울시향은 수석객원지휘자를 도입, 미국 유타심포니 음악감독 티에리 피셔와 네덜란드 라디오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와 함께 올해 12번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국내외에서 핫한 연주자들도 줄지어 국내 무대에 오른다. 1월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조성진의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3월 김선욱, 5월 보리스 베제로프스키, 9월 백건우, 12월 랑랑 등 스타 피아니스트들의 리사이틀이 주목된다. 바이올리니스트로는 5월 기돈 크레머, 10월 사라 장, 11월 이차크 펄만, 첼리스트로는 9월 미샤 마이스키, 10월 요요마가 기대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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