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어… ‘단월드’도 반기문에 수차례 만나

입력 2017-01-02 21:07 수정 2017-03-02 17:48
단월드 설립자 이승헌씨가 2007년 7월 30일 당시 미국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단월드카페 캡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과 합동 등 주요교단으로부터 이단사이비 판정을 받은 ‘단월드(옛 단학선원)’의 교주격인 이승헌씨가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엔을 사칭하며 기성교회 교인들을 상대로 포교활동까지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월드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등에는 이씨가 지난해 5월 경주에서 열린 ‘유엔비정부기구(NGO) 콘퍼런스’에 참석해 반 전 사무총장과 악수하는 사진이 게재돼 있다.

이밖에도 이씨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로 찾아가 반 전 사무총장을 만나 담소하는 모습도 있다. 이씨는 자신이 2000년 8월 뉴욕에서 열린 ‘종교·영성지도자 새천년세계평화 정상회의’에 참가했으며 이 회의에서 ‘유엔 세계 50인 정신지도자’로 선정됐다고 선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는 최근 이씨의 수상 여부에 대한 문의를 받고 “유엔총회 결의 등 공식문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씨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 전 사무총장이 이씨와 함께 사진을 촬영한 것은 단순히 참석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정도로 여겨진다.

단월드는 기(氣)를 통해 각종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한때는 369개의 단군상을 초·중·고등학교와 공공장소에 설치한 적도 있다.

이에 대해 단월드 관계자는 “종교적인 측면에서 우리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건 아니다”며 “특히 무속신앙적인 면을 배제하기 위해 관계전문가들이 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아이들의 집중력과 심성계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계는 단월드의 프로그램이 정신건강 차원을 넘어 미신적이고 무속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공무원교육과 공교육 공공성 확보를 위한 모임’ 기획국장을 맡은 이민석 변호사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뇌교육을 빙자해 안대로 눈을 가리고도 글자 색깔을 맞출 수 있다는 비과학적 주장까지 한다”고 비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