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겨울축제에 비상이 걸렸다.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축제의 필수요소인 얼음이 얼지 않아서다.
국내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이 1주일 연기됐다. 당초 1월 7일∼1월 29일 열 계획이었으나 1월 14일∼2월 5일로 늦췄다. 얼음낚시터의 안전을 위해선 화천천의 얼음이 최소 20㎝ 이상 얼어야 하지만 2일 관측된 얼음두께는 10㎝에 불과하다.
화천천은 지난달 20일 10㎝의 두께로 얼었지만 같은 달 21∼22일 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얼음이 전부 녹아버렸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얼음판에 눈을 만들어 뿌리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다시 얼렸지만 폭우 피해를 완전히 회복하기는 어려웠다”며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산천어축제 개막을 1주일 늦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평창송어축제는 얼음이 얼지 않아 얼음낚시를 제외한 실내낚시 등 일부 프로그램만 운영하고 있다. 이 축제는 지난달 23일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폭우로 인해 축제를 1주일가량 연기했다.
이미 한 차례 연기했던 제5회 홍천강 꽁꽁축제는 개장을 오는 13일로 또다시 연기했다. 축제는 지난달 30일부터 열 계획이었지만 홍천강이 얼지 않아 1월 6일로 연기한 바 있다. 이 축제는 지난해에도 이상기후로 인해 행사가 전면 취소된 바 있다.
경기도 가평 자라섬 씽씽겨울축제도 가평천이 얼지 않아 오는 6일로 축제를 연기했다. 가평군상가번영회는 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결빙상태가 불안정해 부득이 일주일 연기 개장하게 됐다. 기후조건이 좋아지면 개장을 실시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영서지역 12월 평균기온은 2012년 -5.7도, 2013년 -2도, 2014년 -4.4도 등 매년 영하의 기온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5년 0.3도, 지난해 0.1도를 기록하는 등 겨울답지 않은 기후가 이어지고 있다.
화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오늘도 살얼음… 기약 없는 겨울축제
입력 2017-01-02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