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시작되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 선정을 놓고 대표팀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사생활 문제로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끝판대장’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사진)의 합류 여부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2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오승환의 대표팀 선발에 대해 “그 문제는 아직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김 감독과 대표팀의 고민이 묻어난다. 오승환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마무리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 103탈삼진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해외 원정도박 파문에 연루돼 입건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승환에게 한국프로야구 복귀시 72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런 이유로 오승환은 50인 엔트리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대표팀은 당초 오승환 없이 WBC를 치를 계획이었지만 올 겨울 유난히 악재가 겹쳤다. 에이스 김광현(29·SK)이 팔꿈치 부상을 당했고,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음주 뺑소니에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까지 받았다. 전력 약화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좋은 선수를 한 명이라도 더 대표팀에 합류시켜야 하지만 여론의 눈치를 안 볼 수도 없다.
김 감독은 “오승환이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점은 틀림없다”면서도 “합류 여부에 대해선 회의를 계속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오승환을 합류시켜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은 “오승환을 WBC 국가대표에 뽑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당장 오승환 합류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종엔트리 마감시간인 내달 6일까지 심사숙고하겠다고 했다. 김광현과 강정호의 대체 선수 선발도 마찬가지다. 그는 “2월 6일 이전에 결정할 필요도 없다”면서 “그 기간 안에 (또 어떤 선수가 부상을 입거나 물의를 빚을지) 아무도 모른다. 아직 (섣불리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도박 파문’ 오승환, WBC 대표팀 ‘뜨거운 감자’
입력 2017-01-0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