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널리 알려진 트위터 광이다. 바쁜 대선 기간에도 많게는 하루에 10건씩 트위터에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트위터 사용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을 중시하는 이미지를 쌓은 그가 뜻밖에도 이메일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컴퓨터나 인터넷도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중요한 정보는 직접 손으로 써서 인편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메일을 사용하면 해킹당할 우려가 있다는 게 이유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 러시아의 해킹 논란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던 도중 “어떤 컴퓨터도 안전하지 않다”며 “정말 중요한 게 있다면 손으로 써서 택배로 전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더 나아가 컴퓨터 사용 자체를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컴퓨터는 사람들의 삶을 매우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의 지인과 측근들은 트럼프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으니 이메일을 보내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지도 않는다. 트위터에 올리는 글은 전담비서가 트럼프의 구술을 정리해서 올린다.
트럼프는 아직도 종이신문을 넘겨가며 기사를 읽는다. 그의 책상 위에는 애플 컴퓨터가 놓여 있지만 늘 잠겨 있고, 그 옆에 신문과 잡지, 보고서가 수북이 쌓여 있다. 누군가 트럼프에게 이메일을 보내려면 측근들의 이메일 계정을 알아야 한다. 트럼프는 인쇄된 문서를 읽지 컴퓨터 모니터를 보지 않는다.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이메일을 읽고 답장도 한다. 정보기관 보고서는 아이패드로 받아 볼 정도로 첨단 통신기기를 적극 활용한다.
그런 오바마 대통령은 후임자를 위해 백악관의 낡은 컴퓨터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인터넷 속도를 향상시키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그러나 인터넷과 이메일 사용을 거부하는 트럼프에게 백악관의 업그레이드된 컴퓨터와 인터넷망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
‘트위터광’ 트럼프, 해킹 우려에 이메일도 안쓴다
입력 2017-01-0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