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유라 조속히 소환해야 할 이유 차고 넘친다

입력 2017-01-02 17:28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덴마크에서 현지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경찰청은 2일 “덴마크 경찰이 정씨를 포함한 4명을 덴마크 현지시각으로 1일 검거했다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전문을 오늘 접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도 덴마크에서 정씨가 체포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최씨가 조사받기 위해 귀국한 지 63일 만이다.

정씨의 체포로 특검의 관련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 곳곳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정씨다. 그는 이화여대 특혜 입학에다 학사 관리에서도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씨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스포츠를 통해 정씨에게 35억원 상당의 말 구매 비용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체육계 비리 척결에 이은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장 좌천 인사도 정씨가 전국승마대회에서 2위에 그친 데 대한 최씨의 불만에서 비롯됐다.

이 중 가장 활기를 띨 부분은 이대 학사비리 수사다. 정씨는 이대 재학 중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학점을 취득한 것으로 교육부 감사에서 밝혀져 국민적 분노를 샀다. 이런 사실은 특검 수사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 ‘영원한 제국’의 저자로 유명한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정씨가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준 뒤 가짜 답안지를 끼워넣고 이를 숨기기 위해 조교들을 협박한 혐의로 1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정씨는 입학 면접 당시에도 테이블 위에 금메달을 올려놓고 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가 금메달을 소지하면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정씨는 박 대통령, 삼성그룹, 최씨가 연루된 제3자 뇌물 혐의를 풀 중요한 인물이기도 하다.

각종 의혹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정씨를 국내로 송환하는 일이 급선무다. 특검은 송환이 지연되는 불상사가 없도록 관련 기관과 전방위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정씨가 송환되면 이대 특혜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파헤치고, 정씨를 지렛대 삼아 혐의를 부인하는 최씨의 입도 열게 해야 한다. 최씨의 ‘아킬레스건’은 정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