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울산 우정 혁신도시 준공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LH가 준공에 문제가 없다며 시설물을 일방적으로 인계한데 대해 울산시는 공공시설물 보완과 태풍 피해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인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일 울산시에 따르면 혁신도시는 3단계로 준공된다. 1·2단계에는 택지와 상업지 부분이 포함돼 있어 재산상 민간피해가 우려돼 국토부가 지난해 6월 자체적으로 준공했다. 현재 도로, 공원, 빗물을 가두는 저류조 등의 공공시설물 부분에 대한 3단계 준공이 남아 있다.
LH는 당초 2015년말 준공할 예정이었지만 시설물 이관 협의가 늦어지면서 2년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로 등 공공시설물 부실시공 논란까지 일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지난 11월 23일 LH 관계자를 만나 “공공시설물의 완벽한 보완과 차바 피해의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설물 인수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LH는 지난달 26일 담당 지자체인 중구와 협의하지 않고 울산혁신도시 공공시설물을 울산시와 중구에 일방적으로 인계했다. 국토교통부는 준공기한이 6월 30일이고 사업이 모두 완료된 만큼 준공에 문제가 없다며 공고를 내고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LH가 공원과 도로 등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혁신도시를 관리해야 할 자치단체에 일방적으로 인계를 통보한 것은 부당하다”며 “결함이 있는 시설은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준공 허가 후에는 LH에 책임을 묻기 어렵고 각 시설의 하자보수 기간이 지나면 지자체가 보수해야 한다. 우정혁신도시에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설물이 19개나 있다.
시는 이번 조처에 대해 LH와 국토교통부에 공식 항의하기로 했다. 또 혁신도시 사업 준공 승인이 나더라도 공공시설물 인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LH의 공공시설물 보완이 진행 중인데다 지난 10월 태풍 차바 피해로 악화된 주민정서 등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태풍 당시 태화시장 상인들은 혁신도시 부실이 수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울산시-LH, 혁신도시 ‘부실’ 공공시설 인수 마찰
입력 2017-01-01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