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이 2년 연속 감소했다. 58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올해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다만 유가 상승과 주력품목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후반기부터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선 점은 긍정 요소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6년 수출액이 4955억 달러로 전년보다 5.9% 줄었다고 1일 밝혔다. 2015년엔 유가 하락, 중국 경착륙 등이 맞물리면서 수출액이 전년보다 8.0% 감소했었다. 2년 연속 감소는 1957∼1958년 이후 58년 만이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도 2년 연속 1조 달러 달성에 실패했다.
무역수지는 898억 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이 감소했음에도 수입액(4057억 달러)이 7.1% 줄어들면서 기록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난해 수출 흐름이 ‘상저하고’였다는 것이다. 지난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월별 수출은 지난 8월 반짝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9월(-5.9%) 다시 고꾸라졌다. 하지만 11월(2.5%) 반등에 성공했고 12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451억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6.4% 증가했다.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2014년 10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일반기계, 석유화학, 자동차, 의약품 등 수출이 올해 중 최대 실적을 낸 덕을 봤다. 그중 의약품은 3억8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이었다.
산업부는 올해 무역 여건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수출과 수입이 2016년보다 각각 2.9%, 7.2% 늘고 무역수지는 75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세계경제와 교역 성장률 개선, 유가 상승,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주력품목 수요 개선이 이유였다.
그러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하방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제고가 늘어나는 것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한국에서 부품 등 중간재를 수입해 본토에서 이를 조립·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중간재 자급 비율이 늘고 있다. 2005년 34.2%였던 것이 2015년 44.0%로 늘었고 지난해 10월 현재까지 44.6%였다. 이를 의식한 듯 신년 벽두부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부처 장관들이 첫 현장 방문지로 선택한 곳도 수출 전진기지다.
유 부총리는 이날 인천신항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을 방문했다. 지난해 1월 취임 첫 현장 방문지로 평택항을 찾았던 것과 비슷하다. 지난해 유 부총리는 청년실업과 수출·내수 활성화 등 세 가지 메시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다 수출 확대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평택항을 선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수출 확대를 통한 경기 활성화의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도 2, 3일 평택항과 산업단지 수출현장인 구로디지털산업단지를 찾는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작년 수출 5.9%↓… 58년 만에 2년 연속 마이너스
입력 2017-01-01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