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그룹이 20년 가까이 장수하면서 정상급 인기를 유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유행에 뒤처져서는 안 되고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팀이 와해되지 않으려면 멤버들 사이에 심한 갈등이 불거져서도,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사건·사고에 휘말려서도 안 된다.
그룹 신화의 장수 비결을 꼽자면 이 같은 내용을 전부 열거해야 할 것이다. 1998년 결성된 이들은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멤버 교체나 큰 공백기간 없이 꾸준히 정상급 인기를 유지해온 댄스그룹은 사실상 신화가 유일하다. 이들은 지난달 17∼1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콘서트를 열었는데, 예매 시작 3분 만에 티켓 2만2000장이 매진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신화의 여섯 멤버, 에릭 김동완 신혜성 이민우 전진 앤디를 만났다. 10대 시절 처음 만난 이들은 어느덧 40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진은 20년 가까이 팀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묻자 미소부터 지었다. “저희는 잘 다투는 편이에요. 하지만 어떻게 하면 서로를 달래줄 수 있는지, 서운한 감정을 풀 수 있는지 잘 알아요. 그게 비결일 거예요.”
신화를 만난 건 이들이 발표한 정규 13집 ‘언체인징-터치(UNCHANGING-TOUCH)’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음반에는 지난 11월 발표한 미니음반에 수록된 노래 5곡에 신곡 5곡을 보태 총 10곡이 담겼다. 20년 가까이 활동하며 쌓인 경륜 덕분일까. 새 음반을 내놓은 소감을 전할 때도 멤버들의 표정에서는 조바심이나 긴장감보다는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났다.
“멤버들이 (배우 활동 등) 개인적으로 일하다가 음반을 발매할 때면 하나로 뭉치는데, 그럴 때마다 정말 재밌게 일하게 돼요. 같이 있으면 스트레스도 사라져요(웃음).”(앤디)
“멤버들과 춤추며 노래할 수 있는 시기가 올 때마다 어떤 무대를 선보일까 고민하면서 큰 기대감을 품곤 합니다. 이번에도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드릴 준비가 돼 있어요.”(김동완)
타이틀곡 ‘터치’는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노래다. 작곡가 김도현이 만든 곡으로 유명 작사가 김이나가 노랫말을 썼다. 이민우는 “김도현이 신화를 염두에 두고 쓴 노래는 아니었다. 하지만 도입부를 듣자마자 마음에 들어서 우리에게 달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타이틀곡 외에도 저희만의 요리법으로 만든 노래들이 앨범에 담았어요. 팬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일 거라고 자신합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13집으로 돌아온 ‘최장수 아이돌’ 신화 “장수비결? 잘 다투고 잘 푸는 것”
입력 2017-01-03 00:01